정세현 '김정남 발언'에 민주당 외 3당 고강도 비판…"文, 입장 밝혀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피혜림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남 피살 사태를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에 빗댄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3당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은 21일 정 전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 전 장관이 문재인 전 대표의 국정경험 조언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에서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

이날 김성원 대변인 이름으로 논평을 낸 자유한국당은 "세계 유례없는 3대 독재를 위해 고모부와 이복형 등 친족까지도 잔인하게 제거해 버리는 김정은 정권을 대한민국과 비교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이라며 "정 전 통일부 장관의 언론 인터뷰는 충격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전 대표가 대선에서 당선되면 북한 비위 맞추기나 하려는 게 아닌지 국민들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며 문 전 대표가 정세현 전 장관 논란에 대한 입장을 즉각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정당도 다르지 않았다. 오신환 대변인 이름으로 논평을 낸 바른정당은 "정세현 전 장관의 주장은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같은 왜곡된 인식에 과연 문재인 전 대표도 동의하는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또한 이용호 원내대변인이 발표한 논평을 통해 "문 전 대표는 정세현 자문위원장의 발언에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 앞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그의 논리대로라면 유럽 중세시대부터 조선시대를 포함한 그 이전 유구한 역사도 김정은 정권과 별 차이가 없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세현 전 장관은 전날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해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다.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는 아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디지털뉴스본부 피혜림 기자 pihyer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