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브랜드 홍보효과·강남 버금가는 집값에
건설사, 고급화 전략 앞세워 시공권 수주경쟁 치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경기도 과천 주공1단지아파트 재건축 시공권 수주를 둘러싼 대형 건설사간 경쟁이 뜨겁다. 이 단지는 앞서 재건축 시공을 맡은 포스코건설과 조합간 계약이 해지돼 다시 시공사 선정절차를 거치고 있다. 과천 집값이 서울 강남권에 버금갈 정도인 만큼 각 건설사마다 고급화전략을 내세웠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오는 28일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키로 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대형 건설사 등 11개 업체가 참석했다. 조합 관계자는 "입찰 마감 후 다음 달 중순부터 주민의견을 들은 후 29일 총회에서 새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5월께 관리처분계획을 접수해 10월 이전에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현대건설은 자사 고급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웠다. 디에이치는 3.3㎡당 3500만원이 넘는 분양단지에 적용하는 브랜드로 서울 강남권 이외 지역에 이 브랜드를 적용키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에 처음 적용해 일반분양을 마쳤으며 올 하반기 중 분양을 앞둔 반포 삼호가든3차 재건축단지에도 붙일 예정이다. 3.3㎡당 4000만원 안팎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아파트나 자체사업으로 진행하는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의 경우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으로 공사를 맡아 디에이치 적용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대우건설 역시 고가단지에 적용하는 써밋 브랜드를 내세워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8월 입주를 앞둔 용산 푸르지오써밋을 비롯해 현재 공사중인 서초 푸르지오 써밋,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등 그간 서울에서도 극히 일부 단지에만 적용한 고급 브랜드다. 대우건설은 올해 중 써밋 브랜드를 정식 론칭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인근 주공6단지 재건축시공권을 따낸 GS건설이나 정비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는 물론 호반건설ㆍ반도건설ㆍ신동아건설 등 중견건설사까지 수주전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껏 달아올랐다.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에 건설사 관심이 몰린 건 대단지로 공사규모가 큰 데다 브랜드 홍보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남권에서도 반포나 개포, 잠실 등 1970~80년대 대규모 아파트지구가 들어선 곳에선 가장 먼저 공급된 '주공1단지'가 인근 집값을 이끄는 등 대장주 역할을 해왔다. 과천주공1단지 조합 측은 1039가구 규모의 현재 아파트를 1500여가구로 신축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포스코건설이 수주했을 당시 공사규모는 4000억원이었다.
과천은 강남권 접근이 쉽고 주거환경이 좋아 집값이 높은 점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을 들이는 배경이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과천 지역 아파트값은 ㎡당 986만원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강남구(1127만원)ㆍ서초구(991만원) 다음으로 높다.
11ㆍ3부동산대책에서 서울 강남4구와 함께 전매제한 금지지역으로 선정됐지만 최근 주공4ㆍ5단지도 정비구역 지정절차에 들어가는 등 각 단지별로 재건축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시공사를 정하지 않은 단지도 상당수인 만큼 주공1단지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인근 아파트 조합원에 대한 홍보효과도 클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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