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상장기업 주주배당 120조원 돌파…'사상 최고'

2016년 배당실적 11조8000억엔, 작년보다 7%↑…개인도 24조원 손에 쥐게 돼 내수활성화 기대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일본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주주배당금 지급액이 12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2016년 배당실적 예상치가 11조8000억엔(약 120조33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상장사의 30%인 600여개 기업이 배당 규모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배당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업 실적 및 증시가 휘청였던 2009년과 비교해 2배나 증가한 것이다.

신문은 내수 실적이 우수한 기업을 중심으로 배당 규모가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이동통신업체 KDDI가 휴대폰 시장 호조로 연간 배당 예상액을 기존 예상치보다 5엔 상승한 주당 85엔으로 늘렸다. 2015년보다 15엔이나 상승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을 늘리는 기업도 증가 추세다. 반도체기업 아드반테스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배당성향 하한선을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요시다 요시아끼 사장은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환원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 정밀은 지난해 순익이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을 올려 배당을 확대할 방침이다.

도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된 기업의 지분 20%는 개인이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 확대로 인한 내수 진작도 기대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배당으로 가계에 지급되는 돈은 약 2조엔(약 24조원) 규모로 현금을 쥔 개인들 덕에 소비가 활성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니시야마 켄고 노무라증권 투자전략가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배당 자세가 계속될지에 따라 일본 주식시장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