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김희수 작가의 개인전 노멀 라이프(Normal Life)가 오는 25일부터 4월9일까지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같은 제목으로 전시를 연 것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일 년 동안 작업한 페인팅과 드로잉이 대거 전시된다.
이따금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을 주시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낯선 사람들과 어깨를 맞대거나 앉아 있어야 하는 버스, 지하철에 올랐을 때 또는 식당이나 카페, 병원 같은 장소에 있을 때도 그러하다. 보통 휴대폰 또는 책자를 들여다보거나 무난한 빈 구석 어딘가에 시선을 놓고 있다.
‘공공장소’ 한계 속에서도 각자의 시간을 갖가지 방법으로 사유한다. 과연 나와 같은 곳에 존재하는 사람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또 그들 속에서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김 작가는 이러한 일상에 관심을 갖는다. 자신의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아까 봤던 작은 벌레, 아버지와 나누었던 소소한 대화, 깊이 스며드는 어떤 감정 등 소재는 사물이 될 때도 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인물이다.
무심해 보이는 거친 선으로 인물의 섬세한 감정을 담는다. 터져 나오는 환희, 무너져 내리는 절망처럼 극적으로 표출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얼굴에는 표정도 없다. 인물의 눈은 대부분 반쯤 감겨 있거나 아주 감겨 있다. 종일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작가의 시선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김 작가의 공간은 엄청난 양의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물로 둘러싸여 있다. 벽면과 바닥을 가득 덮은 수십 명의 얼굴과 몸짓이 있지만, 소란스러움보다 평안과 고요함이 느껴진다. 작가는 편안함을 주는 적당한 잡음, 다양한 음높이의 소리가 모여 이루어진 백색소음처럼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을 그린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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