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승훈(대한항공)이 팀추월 경기 도중 다리를 다쳐 안방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를 일찍 마감한다.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승훈은 1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팀추월에서 뉴질랜드와 대결하다가 넘어져 오른쪽 정강이를 다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넘어지면서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살이 찢어져 병원에서 여덟 바늘을 꿰맸다. 검사 결과 뼈나 근육 등의 다른 부상은 없다"고 했다.
제갈성렬 SBS 빙상 해설위원은 "이승훈은 남자 대표팀 경기를 리드하고, 전략대로 동료들을 조율하는 에이스다. 책임감이 크고 판단할 상황이 많아 경기 중에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넘어지는 과정에서도 이 때문에 순간 균형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세 명이 호흡을 맞춰 정해진 구간(남자 8바퀴·여자 6바퀴)을 도는 팀추월은 이승훈을 필두로 한 남자 대표팀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종목이다. 출전 선수들이 정해진 레인 없이 열여섯 바퀴를 돌아 순위를 가리는 매스스타트도 올 시즌 이승훈이 ISU 월드컵 랭킹 1위를 달리는 분야다.
이승훈은 12일 매스스타트 출전을 포기했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제 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도 어렵다. 빙상 관계자는 "상처 부위를 치료하고 회복하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아시안게임에 나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세계선수권과 동계아시안게임 모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험무대다. 팀추월과 매스스타트는 올림픽 우승까지 기대하는 종목이다. 남자 장거리의 구심점인 이승훈이 기량을 점검할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점이 대표팀은 물론 선수에게도 큰 타격이다. 이승훈은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에 집중하기 위해 세계선수권 5000m와 1만m 등 장거리 종목도 출전하지 않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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