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1조원을 확보하면서 그룹 재건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를 정점으로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 계열사들을 소유함으로써 박삼구 회장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만 자금력이 부족해진 박 회장이 인수대금 마련과정에서 과도한 부채를 일으키면서 이번 인수가 그룹 재건의 화룡정점이 될지 승자의 저주가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15년 초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현재 지분 42.1%를 들고 있는 우리은행(14.15%)ㆍ산업은행(13.51%) 등 채권단으로부터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오면서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금호타이어 인수가 완료되면 지난해 8월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에 흡수합병돼 출범한 지주사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의 합병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금호고속으로 덩치를 키운 뒤 원래 지주사였던 금호산업과의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금호산업은 지주사로서의 자산(상표권 등)과 그룹본부격인 전략경영실 조직을 가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은 대부분 설비가 낡아 신규 투자 없이 부가가치 창출이 쉽지 않다. 실적도 하락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2조9486억원, 영업이익 1026억원으로 시장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인수처에 따라 기업가치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아갈 경우 투자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금호타이어 주가는 박 회장의 인수움직임과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이 부분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은 박 회장이 제일 먼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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