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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제2의 천막당사' 효과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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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위기 때마다 당사 이전·개명
임대료 싼 마포·영등포 등 1순위
2004년 불법대선자금 땐 당사 매각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누리당이 여의도 당사 시대를 마감한다. 현재 당사가 위치한 한양빌딩에 입주한 지 10년 만이다. 당 혁신 차원에서 탈(脫)여의도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치적으로 위기에 놓일 때 마다 당사를 이전하고 당의 로고·색 등을 바꾸는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제기되고 있다.여야 할 것 없이 반복되는 당사 이전이 국민들에게 감동보다 구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8일 "당 혁신의 일환으로 고액 월세가 들어가고 기존 정치권의 안 좋은 이미지가 묻어나는 여의도 당사를 정리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대선 전에 여의도를 벗어나 마포나 영등포 등 국회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가기 위해 건물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전 대표 시절인 지난해 11월에도 당사 이전을 추진했으나, 사퇴 압력 등을 받으면서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이참에 여의도를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당사 이전을 담당하는 당 사무처 당직자들도 여의도 내 빌딩은 알아보지 않고 있다. 대신 국회에서 멀지 않고 여의도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마포나 영등포가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지금은 여의도로 이전했지만,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 당사가 각각 마포와 영등포에 있었다. 새누리당은 이번엔 작은 건물을 통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국회 앞 한양빌딩의 2~6층 전체와 7층 일부를 2008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입주 당시에는 한양빌딩의 2~6층 전체와 8층, 10층, 11층 등을 임차해 써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규모를 줄여 나갔다. 3.3㎡당 8~1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높은 임대비용 등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원회관 리모델링으로 생긴 여유 공간 등을 활용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여의도를 떠나는 건 10년 만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기업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2004년 3월 여의도 당사를 매각하고 천안연수원은 국가에 헌납했다. 한나라당은 이후 '천막 당사'로 옮기면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기사회생했다. 이를 주도하며 한나라당을 이끈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이다.


천막당사로 돌파구를 찾은 한나라당은 염창동으로 옮겨가 3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4년 만에 다시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천막당사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국민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며 "국가에 헌납한 천안연수원은 당시 시세가 1100억원 정도에 달했다"고 전했다.


야권도 잦은 당명 교체와 이합집산을 반복한 만큼 당사를 수시로 옮겨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첫 당사는 현재 새누리당이 사용하고 있는 여의도 한양빌딩이었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불법대선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여의도 당사가 '호화당사'라는 비판이 일고,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이전하자 영등포시장의 옛 농협 청과물 공판장으로 당사를 옮겼다.


2007년 8월 대통합민주신당 창당과 함께 영등포 당산동으로 당사를 옮겼고, 2008년 9월에는 여의도 세실빌딩으로 부분 이전해 당사를 이원체제로 운영했다. 비효율적이란 말이 나오면서 2011년 1월 다시 영등포 당사로 일원화했다. 김한길 전 대표가 이끌던 민주당은 2013년 8월 다시 여의도 대산빌딩으로 당사를 이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창당 이후엔 여의도 신동해빌딩을 당사로 쓰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10월부터 여의도 국회 바로 앞에 새로 지은 비앤비빌딩의 4개 층을 당사로 쓰고 있다. 그 전까지 국민의당은 마포구 도화동 일신빌딩을 사용해왔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을 탈당해 창당한 바른정당은 국회 앞 태흥빌딩 5층에 당사를 마련했다. 규모는 작지만 당 대표실을 없애는 등 효율성을 높였다. 정의당은 국민의당 뒤쪽인 동아빌딩을 당사로 쓰고 있다.


새누리당이 쇄신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탈여의도를 선택했지만, 과거 마포 등의 당사에서 지내본 정치권 관계자들은 비효율적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한 야권 관계자는 "모든 정당들이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여의도에 당사를 두는 이유가 다 있다"며 "마포나 영등포 등에 당사를 둘 경우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언론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세종시처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정치학)는 "내면은 사실상 바뀌는 게 없이 그대로인데 외형만 바꾸는 일종의 '정치 화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식당들이 장사가 안 되면 간판이나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처럼 정치권이 민심을 반영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을 하려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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