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사회에 어른이 없다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충무로에서]사회에 어른이 없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AD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안 그래도 엄중한 국제정세 속에서 국가 기능이 명맥만 유지하는 형국이다. 자신들의 됨됨이나 역량에 대한 신중한 고려 없이 대통령의 꿈을 가진 사람들은 연일 자신들에게 유리한 말들을 쏟아 내며 이합집산의 기회를 보고 있다.

아쉬운 점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제대로 경쟁도 안 해보고 중도하차를 한 점이다. 한 대권 주자가 반기문 총장은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도 있지만 이미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정치판의 진흙탕 게임을 견디기 힘든 것이다. 본인들 나름대로는 고민을 하고 출사표를 던졌을 것이나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차라리 나오지 않은 것만 못하지 않은가? 지지도라는 것도 본격적으로 대선전에 뛰어 들었을 때와 그 전의 좋은 이미지로 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황교안 총리의 지지도가 조금 상승하는 듯해도 정착 출마의 뜻을 밝히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대행 역할을 착실히 하는 줄 알았더니 다른 후보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민심이 판단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역량 있고 존경을 받던 인물들이 정치권의 회유에 넘어가 오점을 남긴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이회창씨는 서슬 퍼런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서도 정권의 요청을 거절하다 대법관 직에서 물러나고, 정권과 관계없이 소신 판결을 내린 '대쪽판사'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세 번의 고배를 마시고 과거 대쪽의 이미지와 국민적 존경은 정치 싸움에 실종되었다.

문국현씨는 일찍이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유한킴벌리의 환경보호운동을 시작했고, 외환위기 당시에는 공장가동률이 급락하고 감원 열풍이 부는 가운데에도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소통에 힘썼다. 이로 인해 회사는 오히려 생산성이 향상되어 불량률이 하락하고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는 따뜻한 경영의 모범을 보였다. 그러나 200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참신했던 이미지는 모두 사라져버리고, 정치권의 희생양으로 남게 되었다.


현재 있는 사람으로는 안철수 의원이 있다. 의과대학 박사인 편한 길을 선택하지 않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여 한국의 벤처기업 신화를 일구고 높은 청년실업률로 실의에 빠져 있는 청년들과의 교감에 노력해 청년들의 희망이던 사람이다. 정치판에서 어떻게 해 나갈지 또 하나의 정치 희생양이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멀쩡히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하고 존경받고 있는 사람들을 정치권에서 영입하여 만신창이를 만드는 것은 우리 정치권의 문제이며 또한 한계이다. 그만큼 인물이 없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으로는 본인들의 철학과 처신이 중요하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급하게 국내 정치판에 뛰어들지 말고 가장 중요한 국제기구의 수장으로 명예롭게 남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반기문을 보며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의 영원한 귀감이 되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정치로 귀결되는 한국 정서도 문제이다.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면 대통령 못지 않은 존경을 받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국민이네 국가네 입에 붙이고 살다가 대통령을 그만 두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예우만 축내는 우리와, 부통령을 지내고도 환경운동에 투신한 미국의 앨 고어나, 은퇴 후 동네 교회의 주말 교사를 하며 저소득층을 위한 집짓기 운동에 헌신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과 너무 비교가 되지 않는가? 두 사람 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우선 지도층의 인사들부터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존경받는 사회의 어른으로 남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김창수 연세대학교 경영학 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