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이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신분으로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차병원이 '기증 제대혈(탯줄 혈액)'을 회장 일가 시술 등에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제대혈을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등에 대한 불법시술에 이용한 것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병원은 최근 '제대혈 기증자분들께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김동익 분당차병원장 명의로 제대혈 기증자들에게 발송했다.
차병원 측은 이번 사과문에서 "저희 차병원 기증제대혈은행은 최근의 기증제대혈 문제로 기증자 분들께 큰 고통과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이번에 문제가 된 제대혈은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연구용 제대혈이었다"며 "그 용도 또한 개인의 미용성형 목적이 아니라 암 재발 예방과 중증 뇌졸중 치료를 위한 탐색연구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차병원 사과문에는 비허가 제대혈을 회장 일가 등에 대한 불법시술에 이용한 것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차병원은 국정농단 사건의 주역 최순실 씨와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도 줄기세포 치료를 한 것으로 알려져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처지다.
제대혈이란 태아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으로,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와 세포의 성장·재생에 관여하는 줄기세포가 풍부하다. 출산 후 버려지는 제대혈은 산모가 연구용으로 기증하는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으며, 기증받은 제대혈이라도 질병관리본부의 승인을 받아 치료·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제대혈을 버리거나 기증하지 않고 보관을 맡기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12월 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 회장 부부와 차 회장의 부친인 차경섭 명예이사장 등은 연구 대상으로 등록하지 않고 총 9차례 제대혈 시술을 받았다. 이들의 진료기록부조차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 회장 일가에 불법으로 제대혈을 제공한 건 차병원이 운영하는 제대혈은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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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차병원 역시 차 회장 일가의 제대혈 투여 사실을 인정했다. 차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제대혈을 불법 투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차병원을 향한 도덕적 질타가 이어졌다.
차병원 사과문에 대해 네티즌들은 "제대혈, 태반주사 모두 불법이며, 탯줄은 시험용으로 수거했지 상업용으로 수거할 수 없기에 불법이다. 반인륜적이다", "산모들이 차 씨 일가의 회춘 도구냐, 인간의 생명을 이렇게 처참하게 능욕할 수가 있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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