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국채 인기 상승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기업과 러시아 정보기관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간의 거래를 허용하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상승했다. 2일(현지시간) 루블은 장중 1.7% 급등한 달러당 58.547루블로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재무부가 FSB와 자국 첨단 기업들의 거래 제재 조치를 일부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FSB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강력히 제재했던 기관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에 따라 대(對)러시아 제재가 전반적으로 누그러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루블과 러시아 채권 매수로 화답했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러시아 자산의 인기도 함께 치솟고 있다. 루블의 경우 강달러 기조 속에서도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6% 넘게 뛰었다. 러시아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러시아 5년물 국채 금리는 3년 사이 최저치로 내려갔다.
취임 이후 멕시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위협 발언으로 멕시코 페소화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호재 외에 유가상승과 러시아 경기회복도 루블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러시아의 기준금리가 10%로 비교적 높은 것도 해외 자금이 캐리트레이드 등을 통해 러시아에 들어오는 이유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 2년간 미국·유럽의 강도 높은 제재 속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 정부는 대미 관계 개선을 발판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 복귀할 계획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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