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삼성 꺾고 1위
1분기 매출 91조원, 역대 최고
3분기 연속 역성장 끊고 웃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반사이익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애플이 아이폰7의 활약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거뒀다. 이에 4분기 만에 매출은 성장세로 돌아섰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7800만대를 웃돌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뛰어넘었다. 이로써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경쟁작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이 애플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갤럭시S7의 선전으로 갤노트7의 악몽을 털어내며 호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애플 경영실적의 급신장에 빛이 바랬다.
애플이 1일(한국시간) 발표한 올 1분기(지난해 10~12월) 매출액은 783억5000만달러(약 91조원)에 달했다.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이자 시장 예상치 772억5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애플은 이로써 3분기 연속 역성장을 끊어내고 '전성기는 끝났다'고 평하는 시장을 향해 강펀치를 날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 사상 최대 아이폰 판매량을 경신했으며 서비스 매출과 맥, 애플워치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날 실적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약 3% 상승했다.
무엇보다 아이폰7의 도움이 컸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7은 북미, 서부유럽,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끌며 1분기 중 총 7829만대 팔렸다. 역대 가장 많은 분기 판매량으로 시장 전망치 7742만대보다 많았다. 이에 아이폰 매출만 544억달러(약 63조)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 동기 516억달러에 비해 5.4% 많은 수치다.
사실 아이폰7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박했다. 카메라 개선, 방수기능 추가 외에는 달라진 게 없어 '혁신 실종'이란 평을 받기도 했다. 화웨이, 오포 등 중국업체들이 적극적 공세를 펼치는 등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그럼에도 애플이 아이폰7을 통해 부활한 데는 최대 경쟁작인 갤럭시노트7의 공백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외형은 커졌으나 내실 측면에서는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애플의 1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6% 줄어든 179억달러다.
이 같은 애플의 매출실적 급신장 속에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7750만대에 그치며 시장 점유율 2위로 내려앉았다. 총 핸드폰 판매량은 9000만대였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밀린 셈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IM 사업부는 분기 매출 23조6100억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으로 선방했다. 갤노트7 리콜 충격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었다. 당시 삼성은 갤럭시S7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갤노트7 단종 악재를 털어냈다고 평가받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분기당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 100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고 지적한 부분과 궤를 같이 한다.
이로써 스마트폰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이자 선도업체인 삼성과 애플은 각각의 고비를 딛고 다시 일어났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됐다는 전망과 함께 중국 업체의 성장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 나란히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 각사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가칭)과 '아이폰8'(가칭)에 대한 기대도 상당한 상황이다. 새 상품이 출시되는 시기 이후에는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삼성은 4월에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7과 S7에지와 함께 중가폰인 갤럭시A시리즈로 1분기를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 역시 하반기에 이르러야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8(가칭)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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