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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우' 없는 고깃집, '회' 없는 일식집…"2만9000원 가격 맞춰도 안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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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음식값 상향조정? 3만→5만원 조정해도 떨어진 매출은 회복 불능
"그래도 안하는 것보단 낫다"…매출 30% 하락서 10~15%로 경감 기대
식당주인의 읍소 "제발 무슨 대책이라도 내놔 달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의 시행령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직격탄을 입은 외식업계는 허용하는 음식대접 상한액이 하루 빨리 조정돼야 한다는 반응이다.


특히 전일 음식 대접 상한액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꺾일대로 꺾인 매출이 회복되진 않겠지만,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보다 낫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금액을 올리는 것은 단순히 더 먹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아닌 저녁약속 등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 준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포]'한우' 없는 고깃집, '회' 없는 일식집…"2만9000원 가격 맞춰도 안 팔려" 여의도의 한 고깃집은 청탁금지법 이후 2만9900원에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 팔고 있다. 그러나 이곳 주인은 "3만원 상한선 때문에 이 마저도 부담스럽다며 찾고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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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여의도서 23년간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식사값 상한선이 폐지되는 게 맞지만 상향 조정한다면 3만원일 때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 매출만큼 회복될 순 없지만, 약속절벽으로 저녁예약이 '0건'인 지금 상황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청탁금지법 이후 1만9900원, 2만5900원, 2만9900원짜리 메뉴를 내놨는데 3만원이라는 가격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10명 중 9명은 1만9900원짜리만 먹는다"며 "비싼 한우가 팔리지 않아 아예 한우메뉴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 가게는 한우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판매하고 있는 메뉴 대부분이 수입산이었다. 한우를 판매했었지만, 지난해 9월28일 이후 손님들이 값비싼 한우를 주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안으로 2만9900원에 수입산 생등심을 무한으로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을 내놨다. 그럼에도 매출은 30%이상 줄었다. 아예 저녁 모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르포]'한우' 없는 고깃집, '회' 없는 일식집…"2만9000원 가격 맞춰도 안 팔려" 여의도 내 한 일식집은 출입구 앞에 놓은 메뉴판에 '김영란 주메뉴'를 연필로 새로 써넣었다. 회가 아닌 튀김·우동, 연어구이, 조기구이 등으로 구성된 게 눈에 띈다.

인근의 한 중화요리전문점도 청탁금지법 이후 매출이 30% 줄었다. 주변에 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의 기관이 몰려있지만 이들 기관의 저녁행사는 단 한개도 들어오고 있지 않다. 2만5000원짜리 저녁메뉴를 개발했지만 '3만원'이라는 상한선이 부담스러워 아예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곳 설명이다.


총지배인인 B씨는 "식사값을 7만~10만원으로 올리지 않는 이상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음식값 상향 조정은 저녁약속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는 차원에서 해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30% 감소한 매출이 완전히 복구되지는 않겠지만, 하다못해 5만원으로라도 올리면 감소폭이 10~15%정도로 완화될 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만3000~2만8000원짜리 '김영란법 메뉴'를 내놓은 한 일식전문점은 최근 직원을 절반 내보냈다. 아무리 법에 위촉되지 않는 2만원대 메뉴라고 하더라도 '일식은 3 만원 미만으로 먹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 저녁예약은 거의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곳 직원인 C씨는 "없던 메뉴도 만들면서까지 가격대를 맞췄지만, 저녁손님은 절반으로 줄었고 덩달아 직원도 절반 줄였다"며 "5만원으로 올린다고해서 크게 나아질진 모르겠지만, 일단 시행되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르포]'한우' 없는 고깃집, '회' 없는 일식집…"2만9000원 가격 맞춰도 안 팔려" 해초바다요리 전문식당 '해우리'는 저녁신메뉴 '란이한상'을 내놨다. 1인기준 2만9000원으로 하루에 5팀 한정메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부정 청탁을 없애겠다는 시행령에 굳이 '음식값은 3만원 미만'으로 못 박은 것 자체가 쓸데없는 기준을 만든 것"이라며 "협회 공식입장은 음식값 상한선 폐지지만, 상향 조정 논의가 되고 있다면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조속히 개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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