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선 지지율 부진에 빠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변화와 혁신을 알아주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놨다. 박 시장은 향후 대선 활동을 통해 "하드웨어나 토건 중심 사회에서 사람, 시민들의 삶의 질과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을 둔 가치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17일 서울시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을 통해 현 대선 활동에 대한 평가를 털어놨다. 우선 박 시장은 최근 지지율 부진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야권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던 박 시장은 지난해 한자리로 떨어진 지지율을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지도자 후보군 8인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혁신과 협치의 정신들을 강조하고 활동했기 때문에 시민들의 삶을 바꾸고 서울을 바꾸고 세상을 바꿔왔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의 모델이 다른 지방정부, 중앙정부, 심지어 외국까지 수출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언급했다.
탈당이나 경선 불참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람이 한 번 선택을 하면 거기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세가 불리해졌다고 나가면 국민들이 좋아하겠는냐, 그런(탈당)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제가 늘 확신하고 있는게 영화 역린에서 나온 '중용 23장'이다. 작은 정성이 모이면 자신과 세상을 바꾸게 된다고 믿는다. 결국 그런 것이 통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공동정부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연정이나 협치가 시대정신으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소수 정부로는 개혁과 혁신을 이룰 수 없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다.
자신의 약점으로는 "여의도 정치를 경험하지 않은 것"을 꼽았다. 박 시장은 "정치라는 영역은 따로 있는 것만 같다. 국회의원도 안하고 정당 생활도 안해봤다"면서 "하지만 제 약점이자 동시에 강점이기도 하다. 국민들은 기득권 정치질서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래도 서울시장을 5년 하다보니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정에 대해서는 채무감축과 복지증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 시장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 분배로서의 복지나 노동 역시 중요하다"며 "살림은 제대로 살면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인 정책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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