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30분현재 연인원 10만명 참가...사전집회로 박종철 열사 30주년 추모식...재벌총수 구속 등 촉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하영 기자, 금보령 기자]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도 12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10만여명이 참가해 1987년 6월 항쟁으로 시작된 민주주의를 더욱 더 숙성시키고 재벌 개혁 등 사회 변화의 계기로 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1500개 시민사회단체 연대모임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 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오후 6시 30분 현재 주최측 추산 광화문에는 10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는 헌법재판소의 조기탄핵 결정과 국정농단 공작정치의 주범으로 거론되는 박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구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총수 구속 처벌을 요구했다.
오후3시40분부터 사전집회는 1987년 경찰 고문으로 사망한 고 박종철 열사의 30주기 추모식으로 진행됐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체감온도 영하 13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담요를 덮거나 모자, 마스크, 장갑 등으로 단단히 무장한 채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탄핵을 외쳤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함세웅 신부는 "30년 전 국가폭력에 의해 순종한 21살 청년과 같은 해 순종한 이한열 열사의 희생이 30년 뒤 오늘 광장 시민혁명으로 우리를 이끌었다"며 "광화문과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나는 촛불시민혁명은 박근혜를 단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오늘의 평화촛불혁명은 정치권들에게 회개를 촉구한다"며 "이는 시민과 주권자들인 국민들이 주체가 돼 나라를 바꾸자는 박종철 이한열 두분 열사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김혜진 4.16연대 상임위원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김 상임위원은 "우리는 박근혜가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한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왜 그걸 제대로 몰랐으며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16일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애가 탔지만, 힘과 권력을 갖고 있는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국민생명을 지키지 않은 죄를 묻고 있는 탄핵소추안이 반드시 인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벌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갔다. 삼성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씨는 "삼성은 우리 혜경이를 외면하면서 권력 실세 딸에게는 몇 십억짜리 말을 선물했다"며 "사람의 가치가 더 소중한 세상을 위해 삼성 이재용을 반드시 구속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2세, 3세 대를 이어 기업을 물려받고 불법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여전히 그대로 일것"이라며 "함께 사는 사회를 생각하고 노동자들을 생각하고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생각하는 그런 기업을 우리는 원한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재벌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퇴진행동은 셀카를 찍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손가락으로 V를 만들어 셀카를 찍은 후 ‘#촛불은 나다’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도록 독려했다. 이는 '우리가 진짜 VIP다'라는 뜻의 V, '우리가 승리한다'는 뜻의 V이다.
7시부터는 도심 행진이 이어졌다. 청운동 방면, 총리공관 방면, 종로 및 도심 방면 세 곳으로 행진이 진행중이다. 각 행진에는 나팔 500개씩 지참해 해당 목표 지점에서 "촛불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하는 의미의 함성과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는 퍼포먼스도 예정돼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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