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盧대통령, 故김선일 피랍당시 촘촘한 대응…朴과 극명 대비"

이해찬·박범계, 故김선일 피랍사건 당시 盧대통령 일정공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참여정부 시절 각각 국무총리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이해찬·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2004년 고(故) 김선일씨 피랍사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했다.

이·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관련, 대통령 측의 대리인들이 날조에 가까운 허위사실로 노 전 대통령이 '관저정치'를 했다고 거짓에 입각해 비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6월21일 발생한 김선일씨 피랍사건 당시 관저에서 근무했다면서 '세월호 7시간'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노무현재단에서 당시 부속실·의전실 관계자들이 가진 스케쥴을 다시 정리한 자료를 보면, 노 전 대통령은 사건당일 오전 6시59분에 관저에서 전화로 보고를 받았고 이후 관저에서 조찬을 겸한 대책회의를 열고 9시께 부터는 본관 집현실에서 회의를 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김선일씨의 비극적인 납치·사망사건에 아주 촘촘한 대응을 한 반면,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엄중한 세월호 사건에서 박 대통령은 오후 5시가 넘어 구조본부에 가기 전까지 7시간 동안 관저에 머무르고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극명한 대비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무현 재단이 재구성 해 이날 이·박 의원이 공개한 노 전 대통령 일정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김선일씨가 납치된 이후 2004년 6월21일 오전 6시59분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으로부터 전화로 사실을 보고 받았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오전 7시께부터 관저에서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 등과 조간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오전 8시47분에는 집무실로 이동해 이종석 NSC 차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김씨가 살해 된 이후 2004년 6월23일 오전 1시10분께 문용욱 제1부속실 국장으로부터 사실을 전달받았고, 이후 오전 6시55분 관저에서 권진호 안보보좌관으로부터 관련 상황보고를 받고 대국민담화를 준비했다. 노 대통령은 이후 조찬 및 언론비서관과의 통화를 거쳐 이날 오전 9시30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