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적용할 경우 수명은 2배 늘어나고 무게는 절반으로 줄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2배 늘릴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나왔다. 실리콘 음극과 황 양극을 이용한 배터리로 한 번 충전으로 300㎞ 주행이 가능하다.
GIST 엄광섭 교수(신소재공학부)와 MIT 전자공학연구소 이정태 박사(이상 공동 제1저자) 등 공동 연구팀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은 4배, 수명은 2배 이상 늘어난 새로운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번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1회 충전할 때 전기자동차의 최대 주행거리는 약 300㎞까지 늘어난다. 휴대폰 배터리의 경우 수명은 2배가량 늘어나면서 무게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상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극 재료로는 그라파이트(음극)와 리튬금속산화물(양극)이 사용되고 있다. 두 재료 모두 에너지 저장 용량이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기술로는 이론 용량에 거의 도달해 주로 단거리 주행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전기 저장 용량을 증가시키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
이론 용량은 리튬이온전지용 전극 물질이 가지는 고유의 최대 리튬 저장량을 말한다.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배터리를 장착하면 된다. 문제는 무게가 증가하고 자동차 연비가 감소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추가 장착만으로는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무게와 부피당 전기 저장 용량이 큰 새로운 전극재료를 이용해 신규 배터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리튬·실리콘(음극)과 황·셀레니움(양극)을 이용해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무게 당 용량이 4배 이상(에너지 밀도 2배 이상), 수명이 2배 이상인 신규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개발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게당 저장 용량이 약 500mAh/g으로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100~150 mAh/g 수준)보다 약 4배 , 사용 전압을 고려한 에너지 밀도에서는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개발된 배터리를 휴대폰에 사용할 경우에 4년 동안 이용자가 성능 감소를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성능 감소 20% 미만)이다.
엄광섭 교수는 "개발된 배터리를 상용화하면 한 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150㎞ 이내에 머물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첨가물 종류와 양의 조절, 전해질 안정성 연구 등 추가적인 최적화 연구를 통해 용량을 1.5배, 수명을 2배 이상 추가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5일자(논문명 : A Stable Lithiated Silicon - Chalcogen Battery via Synergetic Chemical Coupling between Silicon and Selenium) 온라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