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미국산 수입량 1만3921t…호주산보다 3611t 많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국내 소고기 수입량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호주산 소고기가 미국산에 1등 자리를 넘겨줬다. 호주산의 경우 현지 시장 상황 악화로 공급량이 줄어든 반면 미국산은 가격 안정화 추세를 보이면서다.
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냉장, 냉동 합산)은 1만3921톤(t)으로 호주산 소고기 수입량인 1만310t보다 3611t 많았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호주산을 앞선 것은 2003년 12월 이후 13년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까닭은 호주 현지의 시장 상황 악화로 공급량이 줄며 가격은 상승한 반면 미국산은 안정적인 공급과 함께 가격이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호주산 소고기의 공급량 자체가 줄어든 반면, 한국 외에 중국, 인도네시아, 중동 등에서는 호주산 소고기의 수입량을 늘리고 있어 호주산 물량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체재인 미국산 소고기가 공급량, 가격 등에서 선호를 받게 되며 국내 수입 소고기의 대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은 거의 변화가 없었던 반면 호주산 소고기 가격은 지속 오름세를 보였다. 롯데마트에서도 전체 수입 소고기 매출 중 미국산의 비중은 2014년 19.8%에서 지난해 32.0%로 늘어났다.
한우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1~11월 기준 국내 소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34만6892t을 기록,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 자료가 제공되는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호주산 소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현지 농장과의 사전 계약 물량을 전년 대비 10% 가량 확대하고, 미국산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도 현지 수출업자와의 사전 계약 물량을 20% 가량 늘릴 예정이다. 또한 수입육 가격 안정화 노력과 병행해 한우 소비 확대를 위한 대규모 한우 판매 촉진 행사 역시 격월로 진행할 계획이다.
최용석 롯데마트 수입육 상품기획자(MD)는 "올해도 호주산의 도축량은 전년 대비 3.5% 가량 감소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11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호주산을 역전한 것을 신호탄으로 미국산의 강세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이달 11일까지 서울역점, 잠실점 등 전국 114개 점포에서 미국산 소고기 기획전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미국산 LA식 갈비(100g, 냉동)'를 1860원에, '미국산 갈비살(100g, 냉장)'을 1880원에 판매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