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시장 활황 속에 토지 양도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년 만에 토지 경매 가격이 30% 가까이 치솟은 도시도 속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현지시간) 지난해 중국 상위 10개 도시의 토지 매각 수익은 1조2400억위안(약 214조8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고 중국 지수연구원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요 300개 도시가 토지를 팔아 번 수익은 2조8700억위안에 달했다. 특히 2선 도시 가운데 6곳은 1000억위안 이상을 벌어들였다.
장쑤성 성도인 난징이 상하이를 제치고 토지 매각 수익 1위 도시를 차지했다. 난징은 지난해 토지를 팔아 1770억위안을 벌었다. 한 해 전에 비해 100%나 증가한 수치다. 이어 상하이와 항저우, 쑤저우, 톈진 순이었다. 베이징은 7위였다.
이 가운데 상하이와 베이징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상하이 토지 매각 수익은 3% 감소한 1620억위안으로 2013년 이래 가장 저조했으며 베이징은 85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57%나 줄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4분기 들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상하이와 베이징 등 1선 도시를 타깃으로 각종 규제 대책을 내놓으면서 순간적으로 매매가 급감한 탓이다.
지난해 부동산 개발 업체 간 토지 입찰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중국의 3대 부동산 개발 업체는 토지 매입에만 지난 한 해 1조위안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푸젠성 기반의 부동산 개발 업체 론샤인차이나는 상하이 도심의 한 택지 경매에 응찰해 사상 최고가인 110억위안에 낙찰받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SCMP는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평균 가격은 12.6% 올라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쥐(易居)연구원 싱크탱크센터의 옌웨진 소장은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호황기를 맞아 땅 사재기에 나선 분위기였다"라며 "이들은 가격이 급등한 1선 도시를 벗어나 2선 도시 토지 매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장훙웨이 퉁처컨설팅 총감은 "중국 부동산시장은 이성적인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에 따른 시장의 과열을 식히려는 당국의 조치가 상반기 중에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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