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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벽두, 기름 이중고]美·中 기름 샌드위치…국내 정유사 위협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5초

미국도 황 함유량 낮춘 고품질 휘발유 올해부터 생산 시작
아시아 시장 진출 시 국내 정유사들과 경쟁 불가피
일각에선 "되레 미국 진출 기회로 이용할 수 있어"

[새해벽두, 기름 이중고]美·中 기름 샌드위치…국내 정유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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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중국에 이어 미국 정유사들이 고품질 휘발유 생산에 나서며 국내 정유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부터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휘발유의 황 함유량을 낮추기로 했다. 미국 정유사들이 고품질 휘발유를 출시하면 아시아 석유 시장에서 국내 정유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에서 유통되는 휘발유 황 함유량이 우리나라와 같은 10ppm(1ppm은 1백만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기존에 미국에서 유통되는 제품들은 20~30ppm(1ppm은 1백만분의 1)까지였다.


국내 정유사 트레이더는 "미국이 자국에서 나오는 경질유(정제하면 휘발유ㆍ경유가 많이 나오는 원유)로 스펙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면 현물 시장이 있는 싱가포르에 저장해 놨다가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수 있다"며 "미국은 원유 생산 국가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정유사들의 주요 수출 시장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한 휘발유량은 지난해 6940만6000배럴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 대만 등은 황 함유량이 10~15ppm인 석유제품을 쓰고 있어, 미국과 맞붙을 수 있는 시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 내 다수의 정유시설이 고품질 휘발유를 생산하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2020년까지 탈황 시설을 추가로 계속 지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며 "그동안 스펙이 달라 국가별 거래가 제한적이었는데, 세계 석유 시장의 무한 경쟁이 시작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계기로 국내 정유사들에게 미국 진출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품질 좋은 휘발유를 생산해온 우리나라는 수송비 문제만 해결된다면 미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석유제품 품질 기준을 대폭 개선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중국산 기름 가격은 국산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정유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아직 중국 내 모든 정유사에 탈황설비가 갖춰지지 않아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의 대중 경유 수출량이 2015년 대비 3배 가량 늘었으나 일시적인 호황이라는 분석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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