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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희망퇴직·청년실업…정유년 새해 온통 우울한 이야기 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탄핵·희망퇴직·청년실업…정유년 새해 온통 우울한 이야기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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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사진 보내도 "어제와 같은 해" 시큰둥
-내·외국인 발길 줄어든 시장 상인들도 울상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금보령 기자, 문제원 기자] "새해 분위기요? 촛불집회 얘기뿐이고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 우울한 얘기 밖에 안 나와서 다른 뉴스는 들어 본 기억도 안 나네요. 온 국민의 관심도 사실은 다 거기 쏠려 있잖아요. 조선소 희망퇴직, 낮아진 취업률, 멈춘 경제성장. 안 좋은 얘기들이 많아서 연말연초 분위기가 정말 하나도 안 났어요."


직장인 고정혜(여ㆍ29)씨는 매년 사던 다이어리를 사지 않았고 아직까지 신년 계획도 세우지 못 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해돋이도 가지 않은 고씨는 우울한 사회 분위기에 새해가 바뀌는 지도 체감하지 못 했다 한다.

우울한 신년 분위기 탓에 해가 바뀌었음에도 감흥 없이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정현(32)씨는 "새해가 된다고 해도 생활 전반에서 특별히 더 나아질 것 같은 분위기가 없어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며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친구들에게 해돋이 사진을 보냈는데도 어제 해랑 별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정호(29)씨는 새해 첫 날이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새해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평소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주말에 하던 정기 축구를 하면서 보냈다"며 "날씨가 흐린 것 같아 해돋이도 보러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해를 맞았지만 남대문시장에도 발길이 드물었다. 2일 오후 찾은 남대문시장에선 대부분 상인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이란 명성은 다 옛말이라며 혀를 찼다. 이곳에서 안경집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남대문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다 힘들다고 난리다"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씨뿐만 아니라 길가에 앉아 콩나물, 시금치 등을 파는 길거리 노점상인부터 오랜 기간 장사를 해온 분식집 주인까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만 내쉬었다. 상인 이모씨는 "남대문시장 경기를 알려면 지나다니는 사람 양손을 보면 되는데 물건 들고 가는 사람이 여기 어딨냐"며 "원래 사람이 밀려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뻥 뚫려서 저 끝까지 길이 훤히 다 보인다"고 토로했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중부시장의 김상만 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2~3년 전보다는 한 20% 이상은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며 "아직은 분위기가 안 나는데 그래도 1월 중순이 되면 대목 분위기가 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경제가 풀리지 않는 것은 좋지 않은 경제 상황 속에서 소비심리까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권력형 부정비리 사건이 많다보니 예전처럼 비용성이 강한 송년회 등을 심리적으로 회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최악의 청년 실업률, 계속 낮아지고 있는 대졸 취업률, 조기 퇴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내수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상민 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상적 소비보다 초를 산다던지, 광화문역 주변 식당 등에서 변칙적이고 비일상적인 소비 행위가 현재 더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일상적 소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전체 소비행위는 줄어들게 된다"면서 "일반적으로 심리적 상태가 좋지 않은 불편한 상황이 유지되면 이런 상황 자체를 불편하고 불안하게 느끼기 때문에 가능한 일상의 소비를 축소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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