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이정현 새누리당 전 대표가 2일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다른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친박 핵심 의원들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자진 인적청산' 요구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당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인 위원장은 지난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4대 인적 청산' 대상으로 ▲당을 이끌었던 사람 중 남아 있는 사람 ▲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직책에 들어가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인사 ▲총선에서 패권적 행태를 보이며 당의 분열을 조장했던 인사 ▲상식에 어긋나는 언사를 보였던 인사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인적청산의 대상으로 꼽힌 친박 핵심 의원들은 인 위원장의 요구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조원진 등 친박 의원 10여명은 1일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인 위원장이 요구한 인적청산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홍 의원은 2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서청원 대표는 본래 정리가 되면 당을 떠나려고 했다"며 "그러나 현재 당의 인적청산의 방식이라던가 떠나는 날이라던가 이런 것들 관련해서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했다"며 인적청산안에 대한 친박의 강한 불만을 전했다.
이어 "최경환 의원 역시 제2선 후퇴 등 책임지려고 했으면 됐지 내가 왜 나가야 하냐고 강한 불만을 피력했다"며 "여러 가지로 수습해나가고 있고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와중에 인 비대위원장께서 너무 성급하고 어떤 면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당을 이끌어가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탈당 선언으로 당 안팎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립 성향의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도로 친박당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고 새로운 신(新)보수정당으로 거듭나지 않고는 재건될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라며 "나라와 당을 살리기 위해 현재사태에 대해 책임질 분들은 크기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 당 내 책임있는 주요 구성원과 언론인 여러분께서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인적청산에 대한 순수한 의지를 잘 이해해줄 것을 재차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인적청산의 마지막 마지노선인 오늘 6일까지 친박 핵심인사들이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8일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마지막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만약 인 위원장이 인적청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진 사퇴할 경우 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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