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T 코리아-Energy ‥국가 경쟁력 핵심은 인재
2017년 경제, 1997년 전후와 비슷‥대외환경·고령화에 상황 더 나빠
독, 과감한 투자로 청년고용률 상승‥한국은 취업률·고용질 더 나빠져
교육시스템·근로문화 개선 등 ‥사회 전방위적인 혁신 필요할 때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2년(2015~2016년) 연속 2%대 경제성장률, 1년째 분기성장률 0%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제조업 평균 가동률, 소비자심리지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 가계부채 1300조원.'
2017년 새해 대한민국 경제의 현 모습이다. 지표상으로 2017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1997년 전후와 유사한 상황이다.
그때와 다른 점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엔 우리의 수출시장이었던 미국과 유럽 등 대외 환경은 좋았다. 비록 기아자동차의 부도에서 외환위기가 시작됐지만 제조업은 성장동력으로 여전히 유효했다. 하지만 지금 위기 상황엔 성장동력 부재란 내부적 요인과 글로벌 저성장 시대란 외부요인이 결합돼있다. 더욱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란 인구구조의 변화까지 맞물려 있어 비교적 단기간 내 경제를 회복시켰던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쉽게 반전카드를 찾기 어렵다.
이 같은 때 대한민국의 성장동력, 에너지(Energy)에 대한 '리셋'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성장동력으로 제조업을 주목해왔다. 어떻게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나 산업을 만들 것인가 하는 산출물(Output) 중심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장차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4차 산업혁명 역시 이 같은 시각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이제부턴 4차 산업혁명이나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인적 자원을 에너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란 인구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청년을 국가의 경쟁력과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에너지로 키워야 한다.
이미 선진국들은 청년을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며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실례로 독일은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하고 있으며 졸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에겐 실업수당도 주고 있다. 일종의 청년 기 살리기 정책인 셈이다. 일자리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폭스바겐, 다임러, 루프트한자 등 독일의 대표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청년 실업문제가 사회화되자 근로시간 축소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운동활동에 동참한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청년 고용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현재 독일 청년 고용률은 45.3%로, 유럽연합(EU) 전체 청년 고용률(33.1%)보다 12%포인트 이상 더 높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독일의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우리는 어떤가. 통계청의 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 가능 인구는 올해부터 가파르게 줄어들어 2065년(2062만명)엔 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부터 고령 인구(708만명)가 유소년 인구(675만명)를 넘어설 전망이다. 청년들의 노년층 부양 부담이 갈수록 버거워질 수밖에 없는 인구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는 청년층의 부양 부담과는 달리 일자리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작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3년3개월 만에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대 이하는 1만9000명이, 30대는 2만6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청년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8.2%로 집계됐다. 11월 기준으로 볼 때 2003년(8.2%)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청년층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정규직 전환율이 낮아지면서 청년층의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의 경우 졸업 후 첫 취업까지 평균 11개월이 소요됐지만 작년은 11.2개월로 0.2개월 늘어났다.
세대 간 갈등은 더 깊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9~2013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사회갈등지수는 0.62로 OECD 평균(0.51)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을 대한민국 경제의 에너지로 키워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해법은 간단치 않다. 박근혜정부는 그간 매년 2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청년 지원정책에 써왔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청년고용 기업에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결론은 역대 최대 실업률이란 참담한 성적표로 끝났다.
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의 전방위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출발은 교육 혁신이어야 한다.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ㆍ80%에 육박하는 대학진학률ㆍ대졸인력의 구직난ㆍ중소기업의 구인난 등은 사실 복잡하게 얽힌 하나의 문제다.
근로 문화의 개선 작업도 필요하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다한 노동시간은 오히려 근로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적절한 근로 문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다"고 말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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