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혜 인턴기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2009년 검찰 수사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이 이를 덮으며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반 총장은 현재 유엔 사무총장 취임 전후인 2005년과 2007년 박 전 회장으로부터 수십 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박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법조계 인사 ㄱ씨는 “박 전 회장이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를 받을 때 측근들에게 ‘반기문까지 덮어버리고 나에게만 압박수사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며 “박 전 회장이 이 사실을 공개하려 했지만 ‘기획수사’ 의혹 언론보도가 나면서 검찰이 외부에 흘리지 말라고 압박해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어떤 형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시 검찰이 반기문 총장 관련 수사는 덮었다고 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수사에서 검찰이 반 총장까지 공격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7년 취임해 3년차를 맞이하는 반 총장이 뇌물수수 논란에 얽히면 국가적 차원의 불명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최근 박 전 회장 측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는 것을 두고 “박 전 회장 자신도 뇌물공여죄가 적용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2009년 수사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인턴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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