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간 부실전염 위험도가 높아졌다. 상호거래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기준 산은의 수은 지분은 15.9%로 지난해 말 13% 대비 2.9%포인트 높아졌다.
27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특수은행(산은, 수은, 농협은행, 기업은행, 수협은행)의 DebtRank(부도충격전염리스크)는 2013년말 0.06에서 올해 6월말 0.09로 증가했다. 부도충격전염리스크가 0.03 증가해 은행 전체 자본 대비 3%의 추가손실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도충격전염리스크는 부도충격이 다른 은행과의 상호거래 익스포저를 통해 나타난 손실의 보유자본 대비 비중을 말한다. 클수록 부도충격의 전염도가 높다는 의미다.
특수은행의 소수와 단일 거래상대방에 대한 의존도를 나타내는 집중도 리스크도 커졌다. 집중도 리스크가 커질 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 수준의 은행을 중심으로 시스템 리스크 확산 가능성이 높다. 특수은행의 HHI(소수거래상대 의존도)는 같은기간 0.11에서 0.16, Dependency Ratio(최대단일거래상대 의존도) 0.19에서 0.29으로 각각 증가했다.
안상기 한은 금융안정국 과장은 “특수은행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적절한 충격력에 대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며 “부실전염의 위험 리스크가 높아진 것도 국내 은행 시스템 내에서 특수은행의 역할이 커진 결과”라고 말했다.
특수은행의 경영건전성은 성장성, 자산건전성, 수익성을 중심으로 악화된 상태다. 전년 동기 대비 총자산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0.2%에서 올해 3분기에는 3.8%로 둔화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해 3분기말 2.95%로 전년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차주별로 가계와 중소기업이 하락하고, 대기업이 올해 3분기말 5.75%로 전년말 대비 0.63%포인트 상승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중 -0.14%에서 올해 1~3분기 -0.23%로 하락했다. 대기업 여신 등에 대한 대손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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