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환율 급락으로 제품 가격도 100분의 1 수준으로 급락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문 퍼져 너도나도 '직구 대란'
베네수엘라MS, 환불 및 회수 입장 밝혀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환율 급락으로 정가 31만원인 윈도우10 프로를 약 4000원에 살 수 있었던 베네수엘라발(發) '윈도우10 대란'이 환불 조치가 결정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베네수엘라의 환율 급락으로 인해 약 100분의 1 가격으로 구매한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해 환불조치를 취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MS스토어는 이번 기간 제품을 구입한 사용자에게 "베네수엘라 MS 스토어는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 또는 지역 내에 유효한 카드 청구지 주소가 있어야 한다"고 안내 메일을 보냈다.
이어 "해당 구매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72시간 이내 구매 내역을 취소하고, 3~7일 이내 환불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미 제품을 설치했더라도 사용할 수 없으며, 다시 구매할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란'은 지난 23일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베네수엘라 MS 스토어 홈페이지에서 '윈도우10 프로'를 약 4000원에 살 수 있다는 얘기가 퍼진 것이 발단이 됐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화폐 개혁을 단행하면서 환율이 급락했지만 베네수엘라 MS 홈페이지는 이를 미처 반영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윈도우10 프로'의 경우 2.299,00볼리바르(Bs.F.)로 기재됐지만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약 4000원에 불과하다. 윈도우10 프로의 국내 정식 가격은 31만원이다.
이처럼 윈도우10 뿐만 아니라 오피스, 비지오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국내 정가 대비 약 100분의 1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소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며 홈페이지가 느려지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어 온라인 중고거래 홈페이지에는 이를 1만~3만원 등에 판다는 게시글도 여러 건 올라왔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베네수엘라 MS 측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새벽 2시경 제품 구입 버튼을 삭제하거나, 접속 자체를 차단했다. 그럼에도 우회접속프로그램(VPN) 등을 이용한 구매 후기 등이 올라오며 '대란'이 이어졌다.
환불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현재 MS는 베네수엘라 MS 스토어 접속 차단을 해지한 상태다. 그러나 가격은 2.299,00 Bs.F.에서 289달러(약 34만원)로 수정됐다.
한국 MS 관계자는 "현재 MS본사에 문의한 상태로, 본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발표되지 않았다"며 "다만 이미 베네수엘라 MS 측에서 환불로 공식 입장 발표한 만큼 베네수엘라 MS 스토어를 통해 산 제품은 환불 또는 회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렴한 가격에 풀린 윈도우10을 중고 장터에서 구매한 이들의 피해는 현실적으로 조치가 어렵다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약관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일일이 불법 행위를 다 찾아서 적발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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