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계란 대란(大亂)'에 이어 인체감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에는 30건의 AI 인체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29건이 음성판정을 받았고, 한 건은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단순 발열이나 기침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초기 검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서 발생한 AI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은 고병원성 H5N6형이다. 국내서는 처음 발견된 H5N6형 바이러스는 중국에서만 16명이 감염돼 1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치사율이 62%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방역·보건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마련한 인체감염 대응 매뉴얼에는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격리병상으로 옮기게 된다.
다만 지금까지 의심 신고 대부분은 인체감염 의심증상이라 보기조차 힘들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AI 바이러스가 단시간에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산하면서 인체 감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발생 40일 만에 2천600만 마리의 가금류 살처분 매몰 등 처리 작업에 투입된 2만3천여명(누계)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는 점도 염려스러운 일이다.
AI 바이러스 발생 지역의 매몰처리 현장 인력 가운데 AI 감염 고위험군이 1만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인체감염 의심 신고 대부분 단순 고열이나 기침으로 판명이 나 의심증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그래도 가장 염려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간부들도 휴일을 반납하고 나가서 현장 점검을 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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