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미 금리의 역전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 내년 통화정책을 금융시장 안정에 더 방점을 찍고 운영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현안 보고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미국이 세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한 가운데 하반기 금리역전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의에 "그건 아니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 금리는 연 0.5~0.75%며,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25%다. 한국이 금리를 동결한다는 전제하에 미국이 2번만 더 올리게 되면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 금리의 상단과 똑같아 진다. 여기에 더해 1번 더 인상한다면 미국 금리는 1.25~1.50%로 우리보다 높아진다.
이 총재는 "미국이 세 차례 올려도 금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당분간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국제자금 이동 상황과 국내 시장금리 상황 등을 고려해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예고대로 금리를 3번 이상 올린다면 우리도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내년 통화정책도 금융안정에 방점을 좀 더 찍어 운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총재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리정책을 관한 질의를 하자 "내년 통화정책은 성장의 급락을 방지하면서도 금융안정을 우선하는데 조금 더 방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금리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완화적 수준으로 생각한다"면서 "내년은 거시경제가 안 좋으면서 금융안정 리스크도 안 좋은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상황을 다 감안해 정책을 끌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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