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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베테랑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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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구단 이적 힘들고 협상도 더뎌

프로야구 FA, 베테랑의 굴레 봉중근[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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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베테랑 선수들의 시간은 더디게 간다. 올해 FA 협상은 막바지. 자격을 행사한 열다섯 명 가운데 열 명이 거취를 정했다. 22일 현재 황재균(29·롯데)과 정성훈(36), 봉중근(36·이상 LG), 이진영(36·kt), 조영훈(34·NC) 등 다섯 명이 시장에 남았다. 미국 진출과 국내 잔류를 모두 염두에 둔 황재균을 빼면 모두 30대 중반이다.

이들은 원 소속구단 잔류를 전제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송구홍 LG 단장(48)은 "20일 봉중근, 21일 정성훈과 만났다. 서로 생각하는 조건에 이견이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주말이나 다음 주에 다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LG는 금액보다 계약기간이 걸림돌이다. 선수는 다년 계약을, 구단에서는 1~2년의 단기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단장은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 의도적으로 협상을 미루거나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도 유망주와 노장 선수라는 지위를 모두 경험했다. 지도자로서 이 선수들과도 함께했다. 구단을 위해 공헌한 점과 기량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계약 문제로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팀이 구상하는 방향과 균형을 위해서 그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협상이 더디다."

프로야구 FA, 베테랑의 굴레 정성훈[사진=김현민 기자]


LG는 투수 차우찬(29)을 영입하고 외국인 선수 세 명과 재계약해 전력 구축 작업을 빠르게 마쳐가고 있다. 그래서 베테랑 선수와 협상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이진영과 조영훈을 상대하는 kt와 NC는 상황이 다르다. kt는 FA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이진영의 잔류를 원하지만 계약기간에 이견이 있다. NC도 에릭 테임즈(30·밀워키 브루어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선발 투수 재크 스튜어트(30)와 계약을 포기하면서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채우는 일이 급하다.


베테랑 FA는 타 구단 이적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영입하는 팀에서 연봉의 200%와 보상 선수(보호 선수 20명 제외)를 줘야하는데 미래 가치가 있는 유망주와 바꾸는데 따른 손익을 계산할 수밖에 없다. FA 신청을 한 포수 용덕한(35·NC)은 구단의 제안으로 지난 7일 은퇴를 하고 코치로 진로를 정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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