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기아자동차가 글로벌 틈새시장을 찾기 위해 시장조사TFT(태스크포스팀)를 꾸렸다. 기아차 점유율이 높지 않은 유럽이 주 타깃으로 친환경차 수요가 집중된 지역의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12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아차는)올해 남미에 새 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에서의 생산, 판매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새로운 시장에서 판매망을 늘려야한다는 판단에 따라 시장조사TFT를 통해 비진출국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설된 시장조사TFT는 기아차 기획실의 김용성 이사가 맡는다. 현대차 이탈리아법인장 출신의 김 이사는 기아차에서도 프랑스판매법인장 등을 역임한 유럽 전문가로 지난해 본사 기획실에 배치됐다. 이번 TFT는 기아차의 신흥시장 비중을 올리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현재 기아차의 글로벌 실적에서 신흥국을 포함한 '기타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으로 현대차(48%)보다 크게 낮다. 이에 7~8명의 팀원과 함께 유럽 내 기아차 판매망이 부족한 곳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의 경우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5개국에만 영업·판매망이 집중됐다.
기아차가 유럽에서 조기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11월까지 유럽에서 총 41만여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실적(38만4790대)은 물론 올해 목표치(42만대)에도 도달했다. 지금의 상승세를 기반으로 틈새시장에도 판매망을 구축해 글로벌 규모를 키워놓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기아차는 2018년까지 '유럽 50만 판매'라는 중장기 목표를 계획했다.
K5 스포츠왜건,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 SUV 니로 등 유럽 공략용 모델을 갖춰 놓은 점도 호재다. 기아차는 이미 스포티지와 씨드, 피칸토(모닝), 프라이드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왜건이나 친환경차 등 유럽형 모델의 출시 준비까지 마쳤다.
시장조사TFT는 그동안 진출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 인도나 남미 시장 분석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 인도 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으로 그동안 기아차는 높은 관세 탓에 인도 수출을 미뤄왔다. 인도가 중국에 이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미루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남미 시장은 지난 9월 준공된 멕시코 공장 주변국을 중심으로 판매망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올해 10만대로 3년 내 30만대까지 늘어난다. 생산량의 80%를 미주 지역 등 전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로 이에 대한 세부 조사도 맡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미 그룹 차원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TFT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간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신흥시장 공략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에 맞는 글로벌 전략 차종도 꾸준히 내놓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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