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ㆍ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별도의 모임을 갖고 막바지 표 단속에 나섰다. 야 3당과 비박계가 210명 넘는 찬성표를 장담한 가운데 친박 지도부는 무기명 투표의 특성을 감안해 190표 안팎으로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야 3당과 여당 비박이 주도하는 탄핵안은 이날까지 찬성표가 가결 정족수인 200명을 살짝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야당과 야권 성향 무소속을 합한 172명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비박 의원이 어느 정도 합류하느냐가 관건이다. 비박은 여당 내 탄핵 찬성표를 35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막판 변수가 돌출했다. 비박 의원 일부가 반감을 드러내온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행적과 관련된 내용이 탄핵안에 그대로 포함된 탓이다. 이탈표를 우려한 비박계는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야당이 숙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탄핵안에서 '세월호' 관련 수정은 없다"며 탄핵안 부결 시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총사퇴란 배수의 진을 쳤다. 국민의당도 의원직 총사퇴를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런 가운데 비박 의원 29명은 이날 오전 모임을 갖고 "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다는 건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밝혔다. 비박 지도부의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도 "탄핵안은 부결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며 '결전 의지'를 불태웠다.
이정현 대표가 이끄는 친박 지도부도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비박계 의원들의 반발심리를 자극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직무를 몇 개월간 정지시키는 탄핵 사유 중 하나가 '세월호 7시간'"이라며 "정말 신중하게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탄핵안 표결수에 따라 향후 당 지도부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넉넉한 표차로 가결되면 주도권은 탄핵에 동참한 비박계로 넘어가지만 부결되거나 가까스로 통과되면 친박 지도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분당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9일 국회 개방을 2만2000명의 시민이 청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서는 윤종오 무소속 의원이 이날 오전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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