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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를 읽다]ICT·과학계 덮친 '최순실 검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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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기어 이창환 대표 참여한 위원회, 창조경제 위해 급조됐다 사라져

[창조경제를 읽다]ICT·과학계 덮친 '최순실 검은 손' ▲최순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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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안하늘 기자] 의료계 최순실 성형 '실'과 '화장품'과 유사한 사례가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계에도 존재, 논란이 일고 있다.

도마 위에 오른 업체는 FX기어. FX기어 대표는 엘씨티 시행사의 실 소유주인 이영복 회장의 아들인 이창환 씨다. FX기어는 창조경제 관련 박람회에 참석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 업체의 부스를 방문해 해당 업체의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홍보해 줬다. 이 대표는 특히 한국과학창의재단(창의재단)의 창조경제문화운동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 선임위원으로도 활동, 선임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은 최순득·순실 자매가 가입한 강남 '청담동 황제계' 계원이다. 이 황제계는 매달 9억 원씩 곗돈을 타가는 구조로 패션계 인사, 원로 연예인, 기업인, 건물주 등이 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년 동안 위원회 가동…이후 흐지부지 = 이 대표는 2013년 11월 창의재단 위원회 선임위원에 선임됐다. 이 위원회는 출범식과 함께 1차 회의를 개최했고 이후 2014년 7월 2차 회의를 끝으로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위원회와 관련 창의재단 측은 "2013년 한창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을 때 만든 위원회"라며 "선임위원 구성 등은 미래부와 함께 인력 풀을 통해 위촉했다"고 밝혔다.


당시 위원장으로 선임됐던 이광형 카이스트 교수는 "미래부와 창의재단 쪽에서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었다"며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정의가 명확치 않던 시기에 개념정의 등 창조경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만든 위원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1년 정도 활동했고 회의도 2~3번에 그쳤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후 위원회는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으로 봤을 때 위원회는 창조경제를 위해 급조됐다가 중간에 소리 없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창조경제 바람타고 급상승한 FX기어 = FX기어는 2004년 설립된 3D 애니메이션 개발 업체이다. 최근 가상현실(VR) 피팅 시스템 'FX미러', VR 헤드셋 'NOON VR' 등을 선보이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FX기어는 2013년 이 대표가 창의재단 위원회 선임위원으로 위촉되면서 2014년 한 해 동안 정부의 각종 문화진흥정책의 수혜를 입었다. 2014년 3월 영화진흥위원회의 해외기술전시회 참가 지원 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5월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맞춤형 해외진출 컨설팅 지원 사업 선정, 7월 코트라(KOTRA) 집중육성기업으로 선정됐다. 그 해 11월에는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 참가한 GS리테일 부스에서 자사 제품을 전시했다. 2015년 3월에는 삼성전자로부터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처음으로 '협력사 혁신 우수사례 대상'을 받아 1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올 1월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업체로 선정됐고, 지난 8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콘텐츠 제작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돼 VR 다큐멘터리 '나는 독도다'를 제작했다.


◆대통령 옆 자리에 꿰찬 FX기어 대표 = 지난 10월 서울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VR산업협회의 주관으로 '코리아 VR 페스티벌'이 열렸다. 박 대통령이 직접 FX기어 부스를 방문, 당시 화제가 됐다.


특히 박 대통령이 VR벤처 스타트업과 대화를 나누는 간담회 자리에서 FX기어 대표는 대통령의 바로 오른편 두 번째 자리에 앉았다. 대통령 앞에 놓인 테이블에는 FX기어의 VR기기 'NOON VR'이 놓여졌다. 해당 제품은 당시 톡톡한 광고 효과를 얻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가상기술이 적용되면 상상도 못 했던 새로운 부가가치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고, 경제적으로 우리가 크게 도약하는 데 기여가 될 것 같다"며 "정부도 더욱 체계적 지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창의재단, 최순실 그림자로 홍역= 김승환 전 창의재단 이사장은 지난 9월1일 갑자기 사퇴했다. 임기를 1년 남긴 이사장이 갑자기 그만둔 배경에도 최순실 씨와 무관치 않다는 이야기가 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당시 미래부 고위 관계자가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업계 관계자는 "창조경제박람회 등 관련예산을 두고 갈등이 빚어져 이사장이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장은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 "한때 나마 공공기관에 몸을 담았던 입장에서 지금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기 그지없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대신했다.


창의재단은 우리나라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만든 미래부 산하기구이다. 연간 예산은 1000억 원에 이른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과학문화 확산'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창조경제 홍위병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창의재단은 앞서 최순실 조카의 인척까지 채용,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최 씨의 조카인 장 씨의 처남인 김모 씨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갔다가 창의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적이 있다. 2014년 청와대를 나온 김 씨는 창조경제 홍보를 담당하는 창의재단에 근무했고,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난 8월 재단을 그만두고 베트남으로 떠났다.

[창조경제를 읽다]ICT·과학계 덮친 '최순실 검은 손' [사진=아시아경제DB]


정종오·안하늘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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