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시중은행 계열사인양 가짜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만들어 사기를 치는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다. 사이트를 본 피해자들은 실제 저축은행으로 깜빡 속아 사기를 당했다.
SC스탠다드저축은행, 우리저축은행 등 사기범들은 소비자에게 친숙한 시중은행 계열사로 위장해 가짜 저축은행 사이트를 만들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자 사기범은 보람저축은행, 대림저축은행 등 과거에 유명했던 저축은행 상호를 도용해 가짜 저축은행 홈페이지 개설한 뒤 사기 행각을 반복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들이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면 대표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도록 유도했다. 전화를 건 피해자들에게 대출수수료 등 명목으로 돈을 입금하게 하는 수법으로 사기를 쳤다.
피해자 A씨(20대·여성)는 대림저축은행이라는 곳에서 대출 권유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받은 뒤 대출을 신청했다. 사기범은 피해자의 신용도가 낮다며 담보대출만 가능한데, 대출을 받기 위해선 먼저 지정한 계좌로 담보보증금을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피해자가 “이거 보이스피싱 아니냐”고 의심하자 사기범은 인터넷 사이트를 알려주며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저축은행이라고 속였다.
사이트를 보고 안심한 A씨는 사기범이 불러준 계좌로 45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대출이 되지 않자 다시 연락했고, 사기범은 다른 저축은행에 대출 상담을 신청한 이력 때문에 대출에 문제가 있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이전에 대출 상담을 했던 저축은행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림저축은행이 존재하지 않는 금융회사임을 알아차렸다.
사기범들은 실제 존재하는 저축은행 홈페이지를 그대로 복제해 가짜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OSB저축은행 홈페이지를 복제해 유령 저축은행인 제일저축은행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사기를 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다른 보이스피싱 유형으로는 정부기관 사칭형이 있다. 최근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이용해 사기를 친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했다. 사기범들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검거한 범인이 피해자의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니 금감원에서 관리하는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라고 속이면서 대포통장으로 돈을 이체 받았다.
금감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해 가짜 사이트들을 폐쇄하고 있다. 그러나 사기범들이 회사명, 인터넷주소 등을 변경한 뒤 새로운 홈페이지를 지속적으로 개설해 보이스피싱 사기를 벌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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