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유제훈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위해 여당 친박(친박근혜) 의원들과도 손을 잡겠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청계천 인근에서 열린 당원보고대회에서 "박 대통령을 위해 맹목적인 충성을 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반성하고 회개하면 탄핵의 대열에 설 수 있게 용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탄핵 소추안 가결이란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느 세력과도 손잡을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또 이날 오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를 가리켜 '부역자'라고 지칭한 것을 거듭 비판하는 것이다. 부역자는 국가에 반역한 사람을 뜻한다. 앞서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는 악마의 손이라도 잡아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 "오늘 이 순간까지 박 대통령을 도왔다고 해도 이제는 박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위해 반성하고 사죄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8월16일 대한독립만세를 부른 사람은 독립지사가 아니다. 8월14일 만세를 불러야 독립지사"라며 "야 3당과 함께 탄핵의 대열에 함께 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우리가 용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새누리당의 탄핵 동조 의원들에게 연락이 왔다"면서 "(그들이) 본회의가 예정된 다음 달 2일은 예산안이 통과되는 날이기 때문에 (다음 본회의가 예정된) 9일 탄핵 소추안을 처리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래 끌면 그만큼 우리 국민이 불안해 하기 때문에 다음 달 2일 예산도 통과시키고, 탄핵도 처리하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청와대 사정라인의 사표 제출은 박 대통령에 대한 초강경 수사를 주도하는 김수남 검찰총장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과 관련, "통상 검찰 총장을 임명할 때는 (대통령에게) 충성을 묻는 것이 관례"라며 "당시 김 총장이 한 말과 편지를 (청와대가) 공개하겠다고 하는데 우리는 검찰총장의 편에 서서 청와대를 규탄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 발언을 김 총장에 대한 박 위원장의 사실상의 지지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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