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변화 발전 인식하지 못해…사회와 소통하지 않으면서 공감능력 실종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 발전과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인식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돈을 '권력의 사금고' 정도로 인식했던 그 시절로 착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이 20일 발표한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개별 면담을 통해 자신의 측근인 최순실씨 측 재단에 돈을 지원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원동 전 대통령 경제수석이 CJ부회장 퇴진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이를 지시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진 상태다.
김 소장은 "검찰 공소장에 나온 내용은 박정희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21세기 한국정치를 고려할 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청와대의 인식에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기업의 팔을 비틀어 돈을 뜯고, 사기업의 경영진 교체를 시도한 행동에 대해 '통치행위' 차원이라는 명분을 덧씌워 빠져나오려 하고 있다.
김 소장은 "청와대가 기업 경제활동과 경영진 인선에 개입하는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면서 "주주만이 행사하는 권리인데 통치행위라는 이름으로 이를 행사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핑계"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기업 인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현실 세계와의 소통 부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소장은 "사회와 소통하지 않으면서 공감 능력과 감수성이 실종된 모습"이라며 "일반인들은 다 아는 '이것은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인식이 대통령에게는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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