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11·19 촛불집회]서울 60만·전국 95만…촛불은 바람에도 안꺼졌다(종합)

시계아이콘03분 45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11·19 촛불집회]서울 60만·전국 95만…촛불은 바람에도 안꺼졌다(종합)
AD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김민영 기자, 정동훈 기자, 기하영 기자]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규탄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4차 주말 촛불집회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7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지난 주말 3차 촛불집회에서 100만명의 시민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지만 이후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찰 조사 기피와 함께 국정 복귀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전국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으로 서울에서만 60만명, 각 지역 35만명 등 전국적으로 95만명 이상이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주최측은 오후 8시께 집계 종료를 하면서 서울 50만, 지역 30만으로 참가인원을 최종 추산했지만 30분뒤 "집회 참가자가 최고치 시점을 지나서도 계속 집결하고 있다"며 참가 인원을 정정했다.


본집회 시작시간이 지난주보다 2시간 늦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집회 참가자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집회 참가자는 최종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에는 민중총궐기 집회와 함께 민주노총 등 각 산별 노조의 조직적인 참가가 많았지만 이날 집회에는 자발적인 시민 참가자가 많았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새문안로, 종로 등을 거쳐 광화문 앞 율곡로상에 있는 내자동로터리·적선동로터리·안국역로터리까지 8개 경로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학익진'의 형태로 동·남·서쪽에서 청와대를 에워싸고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날 집회도 평화롭게 진행됐다. 특히 법원이 행진을 허용하면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율곡로 북측에는 경찰 차벽이 줄지어 이어섰지만 경찰의 차벽은 평화적 집회를 원하는 시민들이 붙여놓은 꽃 스티커로 도배됐다.


[11·19 촛불집회]서울 60만·전국 95만…촛불은 바람에도 안꺼졌다(종합)



◆바람 불어도 꺼지지 않은 촛불


촛불집회에는 수능이 끝난 만큼 학생들의 참여가 대거 늘었다. 전국에서 모인 고등학생들은 그동안 풀지 못했던 시국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며 국정농단 사태를 야기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고등학교 3학년 배유진양은 "학생은 공부나 해라는 소리 들을까봐 수능 끝내고 올라왔다"며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국민대통합을 이뤄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 물러나지 않았다. 당장 하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박 대통령의 변호사로 고용된 유영하 변호사가 검찰조사를 앞두고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 발언에 대한 비판도 터져 나왔다. 최이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시민들은 박근혜가 여성이란 이유로 부당하게 혐오 받지 않게 노력해 왔지만 대통령은 이런 노력을 무시하고 여성이란 단어 함부로 내세워 혐오받기를 자처했다"며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대통령의 사생활이 아니다. 박 정권에 벌어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세월호 참사 7시간, 백남기 사건, 이정현 대표의 공영방송 개입 등을 더는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아직도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과 국민들의 촛불 가로막는 공권력에 대해 이제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그동안 이 땅을 지켜온 농민, 노동자, 청년, 학생들과 손잡고 4.16 유가족들도 끝까지 행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전 운영위원장은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돈과 권력을 앞세워서 국민을 기만한 박근혜와 그 주위의 몇몇 친구가 아닌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드디어 내일 진짜 대통령 최순실의 구속 만기일"이라며 "내일 검찰이 밝힐 공소장의 범죄는 사실상 박근혜의 범죄"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최순실은 뇌물죄의 장본인이고, 박근혜도 뇌물죄의 주범"이라며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점 부정 지급도 위력을 이용한 업무방해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횃불이 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집회에서는 중간 중간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도 이뤄졌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 대회 마지막은 전인권 밴드가 참석해 '행진' '걱정말아요 그대', 애국가 등을 부르며 공연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각자 촛불을 좌우로 흔들며 노래에 맞춰 평화적인 집회를 즐겼다.


[11·19 촛불집회]서울 60만·전국 95만…촛불은 바람에도 안꺼졌다(종합)



◆박사모 등 보수단체 맞불집회


이날 오후 서울역광장에서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과 한국자유총연맹이 공동주최한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주제로 맞불집회도 개최됐다.


주최측은 당초 광화문광장까지 행진을 이어가려 했으나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 우려가 있다는 경찰의 요청에 따라 숭례문까지만 행진한 뒤 서울역광장으로 되돌아왔다.


행진에 나선 이들은 "헌법수호", "대한민국", "하야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참가자 중 일부가 경찰 차벽을 뚫고 광화문광장 쪽으로 가자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앞서 열린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6만7200명이 모였다. 경찰 추산은 1만4000명이다.


60대 이상의 노인들이 다수 참석했으나 40~50대 중년들, 부모 손에 이끌려 나온 초중고생 등도 일부 보였다. 20~30대 젊은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에 앞서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은 "강제하야 절대반대", "법치주의 수호하자", "대통령님 사랑해요" "선동언론 소설언론 퇴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야당에 대해 색깔론 공세를 폈다. 무대에 오른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번 촛불집회로 추미애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박 대통령이 하야하면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추대되고, 김정은의 북한과 고려연방을 구성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1·19 촛불집회]서울 60만·전국 95만…촛불은 바람에도 안꺼졌다(종합)



◆전국 70여곳서 "박근혜 퇴진"


이날 집회는 서울 외에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지인 대구를 비롯해 부산, 광주, 울산 등 전국 7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대구에서는 참여연대 등 7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비상시국회의 주최 '박근혜 퇴진 3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시민 1만5000여명(경찰추산 5000여명)이 참석했다.


부산에서는 오후 7시30분께 민주노총 조합원 6000여명이 참여하는 시국대회가 열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오후 5시 30분께 집회 현장에 도착, 시국 토크를 진행했다.


광주에서는 박근혜퇴진광주시민운동본부가 오후 6시부터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주화대성회'를 재현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주최측 추산 3만명(경찰추산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장현 광주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집회에 함께했다.


울산에서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행동'이 오후 3시부터 한 백화점 앞에서 시민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주최측 추산 3000여 명(경찰 추산 2500명)이 참가했다.


이밖에 대전과 충남 곳곳에서도 시국대회와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오후 4시부터 시국집회를 시작했고 민주당 충남도당은 오후 3시께 '국정 정상화를 위한 시국회의'를 열었다. 전주에서는 오후 6시 1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총궐기 대회를 열었고 충북 비상국민행동도 오후 5시께 도청 앞에서 1만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11·19 촛불집회]서울 60만·전국 95만…촛불은 바람에도 안꺼졌다(종합)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 "중고생이 일어났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서울 종각역 일대에서 청소년 단체 '중고생혁명'과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 각각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각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500~6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종각 일대에 약 1000명의 청소년들이 모였다. 이들은 교복을 입은 채 "청소년이 주인이다" "박근혜 하야" 등의 손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학생들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국정운영을 맡겼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여의도중학교 3학년 임다정(16)양은 "초등학생들도 반장선거 연설문을 친구들에게 맡기지 않는다"며 "주권을 준 국민이 조롱을 당하는 이 상황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군포에서 온 고등학생 나일선군은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일개 민간인에게 넘기고 그의 지시를 받아 꼭두각시 행사를 했다"며 "민주공화국이라는 표현조차 써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유도 다양했다. 고양시 발산중학교 3학년 김주희양은 자유발언에서 "정유라 때문에 이화여대 입시에서 떨어진 두 명처럼 제가 제2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데 확신할 수 없어 나왔다"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성대모사로 노래를 개사해 부른 동영상으로 유튜브 스타가 된 전종호(15)군도 자유발언에 참석해 "제 나이에 공부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제 미래의 아이들이 살아가기 위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온 이제후군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는 김진태 발언 때문에 나왔다"며 "같은 지역 사람으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