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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미 FTA, '아시아 최초' 실질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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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과 중미 6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개시 1년5개월 만에 실질적으로 타결됐다. 중미 6개국이 동시에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양측간 교역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성장가능성이 높은 국가들과의 FTA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니카라과의 수도인 마나과에서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6개국 통상장관들과 '한-중미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5개국은 모든 협정 24개 챕터에 합의했고, 과테말라의 경우 시장접근, 원산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실질 타결에 이르렀다. 2015년 6월 협상 개시선언 이후 9차폐의 협상을 통한 1년 5개월만의 성과다.


이들 국가가 우리나라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0.5%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장 선점,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 구축 등의 측면에서 의미있다는 평가다. 김학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높은 수준의 포괄적 협정"이라며 "미국의 신정부 출범 등 보호주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북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제3의 루트를 마련했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미 6개국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40억5300만달러대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상품시장 개방 부문에서 양측은 전체 품목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 관세철폐를 약속했다. FTA를 통한 자유화율은 수입액 기준으로 코스타리카 98.0%(품목수 기준 95.2%), 엘살바도르 98.1%(95.1%), 온두라스 93.2%(95.6%), 니카라과 99.1%(95.9%), 파나마 99.3%(95.3%) 등이다. 과테말라는 추후 협의를 통해 참여한다. 우리측 역시 98.7% 이상(95.5~95.9%)을 개방한다.


중미측은 자동차, 철강, 합성수지 등 우리측의 주력 수출 품목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음료, 섬유(편직물, 섬유사), 자동차 부품(기어박스, 클러치, 서스펜션 등) 등도 대폭 개방하기로 했다.


우리측은 중미측이 주로 수출하는 커피, 원당(설탕), 열대과일(바나나, 파인애플 등)에 대해 한-콜롬비아·페루 FTA수준으로 개방한다. 쌀(협정제외), 고추, 마늘 등 주요 민감 농산물은 양허대상에서 제외됐다. 쇠고기(16~19년), 돼지고기(10~16년) 등은 장기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코스타리카로 수출되는 자동차·자동차 부품, 냉연·열연강판, 화장품, 의료기기, 의류 등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코스타리카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제공한 10년 비선형 철폐보다 높은 수준이다.


엘살바도르는 자동차 부품과 아연도강판·도금강판 시장을 즉시 개방하고, 가전제품, 조명기기 등에 대해서는 10년 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주요 승용차의 경우 즉시 철폐는 아니지만, 미국·EU 대비 높은 수준인 9년 비선형 철폐로 결정됐다.


온두라스는 승합차, 화물차, 타이어, 자동차부품, 철강 등에 대해 즉시 또는 5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소비재 가운데서는 섬유·의류, 전선, 접시세척기 등이 즉시 철폐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니카라과는 주요 자동차의 관세를 7년내 철폐하고, 알로에음료, 조명기기, 섬유 등에 대해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파나마는 즉시철폐 대상에 자동차, 섬유제품, 철강제품, 냉장고, 냉방기, 믹서, 세탁기, 알로에음료, 의류 등을 포함시켰다.


양측은 서비스 분야에서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채택, WTO보다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통신 서비스에 대한 비차별적 접근과 공정한 경쟁여건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투자자유화 조항과 함께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도(ISD)도 도입한다.


120억달러 규모의 중미지역 정부조달시장도 개방된다. WTO 정부조달협정(GPA) 미가입국인 중미국가들의 정부조달 시장이 개방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 실장은 "우리 기업들은 중미 지역 주요 프로젝트(지하철, 교량 건설 등)가 주로 브라질, 스페인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우려감을 표시하여 왔다"며 "중미측 정부조달 시장이 개방됨으로써, 향후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타리카와 파나마의 민자사업(BOT, Build-Operate-Transfer)도 개방함으로써 우리 건설사들의 중미 지역의 대규모 건설사업 참가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양측은 수출입제한 조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수입허가관련 신규 규정을 도입할 경우 30일 전 공표를 의무화하는 등 비관세장벽도 제거한다.


수출자와 생산자는 관계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자율 발급) 받을 수 있게 되며 품목분류, 원산지 인정 등에 대해 수출자, 생산자, 수입자의 사전심사 신청도 가능해진다.


중미 국가들과의 원산지 누적 등을 활용해 생산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역내 산업간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현지 진출 우리 투자기업들을 통한 대미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이밖에 이번 FTA에는 지재권 보호 강화 등 중미 지역 내 한류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인터넷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저작물에 대한 불법 유통을 방지하고 내국민 대우에 합의함으로써 중미 지역 내 한류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최근 브렉시트(Brexit)와 미국 대선과정에서의 반무역정서에도 불구, 한국과 중미 6개국들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를 체결하여 전세계에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미 국가들과의 FTA 체결을 통해 중미시장 선점 및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함에 따라 중소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의 대중미 수출과 및 투자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내년 상반기 정식서명을 목표로 기술협의, 법률검토, 가서명, 협정문 공개, 국내의견 수렴 등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식서명 이후에는 협정 발효를 위해 국회 비준동의 등의 후속 절차를 거치게 된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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