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16일 탈계파를 선언하고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지도부의 '한 지붕 두 살림'을 끝낼 비상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운천 의원 등 초·재선 의원 대표들은 이 같은 당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회의에 앞서 여당 초·재선 의원 36명은 이날 오전 모임을 갖고 계파 간 갈등 해소방안을 논의했다.
초선인 박완수 의원은 "지금 초선들이 볼 때 '(당에) 정치를 오래한 중진이 있느냐 없느냐'란 말이 나온다"면서 "'이게 정치냐'는 얘기까지 돈다. 지금이라도 정말 각 계파 모임의 대표들이 만나 난국을 극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계파를 초월한 협의체 구성 ▲검찰조사·북핵문제·한일 정보보호협정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여당의 명확한 입장 개진 ▲대통령 거취와 당 대표 입지는 법적 절차를 따를 것 등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금주 안으로 이런 부분들을 조율해서 대화에 나서 달라"면서 "남을 비난하기보다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들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만약 의견들이 수용되지 않으면 초선 의원들이 별도로 행동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명재 사무총장은 초·재선 의원들이 8~10명을 추천해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내놨고, 재선인 박덕흠 의원은 "초선과 재선, 3선, 중진 등이 골고루 2명씩 참여하는 대화창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정현 대표도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초·재선 의원들의 건의는 현 상황에선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당 비주류가 친박 지도부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데다, 이날 초·재선 회의에 참석한 의원 상당수가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현 지도부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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