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임진왜란 직전 조선통신사와 같은 심정이었다. 미국 민심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향해 가고 있었다."
◆트럼프 '쇼크', 미국에선 이미 '대망론'…"미국 민심, 너무 몰랐다"=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주요 정보기관과 싱크탱크,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트럼프 쇼크'가 미국 내에선 이미 '트럼프 대망론'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9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선 트럼프를 급진주의자로 치부했지만, 현지 분위기는 '할 말은 하는' 정치인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밑바닥 민심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원 의원은 임진왜란 직전 일본을 방문했던 조선통신사를 언급했다. "당시 선조 임금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본 정세 파악을 위해 통신사로 서인인 황윤길과 동인인 김성일을 보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동행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는 모두 트럼프 당선 쪽으로 심정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트럼프 정국'의 대응방안으로 "새 당선자가 '아메리카퍼스트'를 주장해 왔으니 한미관계나 동북아정세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북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계부처 등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게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어 지한파(知韓派) 인맥의 활용을 거론했다.
대표적 인물이 이번 방미 기간 회동한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다. 미 하원의 대표적 친한파인 로이스 의원은 미 대선과 함께 실시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무난히 당선되면서 13선에 성공했다.
원 의원은 "트럼프와 같은 공화당 소속인 로이스 위원장은 미 대통령, 하원의장에 이어 한반도 정세와 경제에 영향력이 세 번째로 큰 사람"이라며 "공화당 정부에서 장관 기용도 점쳐지는 만큼 이런 인맥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국내 정치권과 외교가에선 트럼프나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들과 이렇다할 인맥을 쌓지 못한 상태다.
그는 이번 방문 기간 북핵 위험과 관련, 로이스 위원장에게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이 한미연합사를 통해 핵을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로이스 위원장도 "국방부와 군사위원회와 협의해 보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로이스 위원장은 다음 달 중국 방문 때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북핵을 방치할 경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피할 수 없다"고 조언할 방침이다.
◆핵을 보유한 이웃국가와 가장 강력한 상호 불가침 조약은 역시 핵 보유= 원 의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다시 불거진 한국의 핵무장론에 대해선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북측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기술만 갖고 있지 않다면 한반도 안보는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여 실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유세 기간 한국의 안보는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방관자적 입장을 취했고, 이를 위해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원 의원은 '핵을 보유한 이웃국가와 가장 강력한 상호 불가침 조약은 역시 핵 보유'란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부 장관의 말을 인용, "우리도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북측(40기)의 2배가 넘는 100기의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한미 관계에 대해선 "의외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를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하면 용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업가 출신인 만큼) 국익 차원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비관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원 의원은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정보기관과 주요 싱크탱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 대선 이후의 한반도 정책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돌아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