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과 최순실 게이트로) 내우외환이 한꺼번에 겹쳤다며 우려했다"고 전했다. 또 "김 전 총리가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인적사항에 대해선 함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전 총리가 어제 직접 전화를 걸어와 얼굴을 보자고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전 총리가 우리가 어려울 때 미국에 기댔는데, 이제 기댈 곳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 대한민국이 정말 큰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전 총리가 위기관리의 지도자가 필요하고, 위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 주위를 둘러봐도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선정을 둘러싼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총리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나와) 교류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 무슨 이유에서 추천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구체적 인적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최근 국내외 정치 상황과 관련, "내우외환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나 보다"면서 국내 정치 문제와 짝지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올스톱'된 국정과 정치·사회적 혼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을 우려한 표현이다.
같은 충청 출신인 김 전 총리는 정 원내대표에게 민감한 정치 사안을 두고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당선 인사차 찾은 정 원내대표에겐 “차선이라도 골라 타협하라”며 협치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거국중립내각이 성립되면 대통령이 당적 정리를 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며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거론했다. 그는 "국정 마비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면서 "하야 정국을 위해 (야당이)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피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또 "대통령이 하야는 못 한다고 봐야 한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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