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100세 시대, 자가진단 프로그램 필요"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지난 6일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에서 일어난 관광버스 사고를 유발한 승용차 운전자가 76세의 고령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2011년 1만3596건에서 2013년 1만7590건, 지난해에는 2만3063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69.6%나 늘어난 것이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1년 6.1%에서 2013년 8.2%, 지난해에는 9.9%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10년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27%가 줄어든 반면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는 4.8%가 증가했다.
이에 고령 운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지난 9월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해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현재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현재 65세 미만은 10년, 65세 이상은 5년마다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기사에서는 '노인들 스스로 운전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고령자들이 스스로 운전에 한계를 느낄 때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할 수 있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령 운전자인 김모(76)씨는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 소식을 듣다보니 이런 규제들이 이해는 되지만 100세 시대니 뭐니 해서 여전히 건강한 노인들도 많은데 운전을 못하게 하면 답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69세 노인 30%와 70~74세 노인 17.1%가 운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72.1%가 운전 시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장태경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령화 사회에 맞춰서 우리도 환경을 변화시키자는 차원에서 고령자 운전에 대해 충분히 논의될 만하지만 너무 한 쪽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수석연구원은 "안전은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신체적인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자가진단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