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추천을 받아 국무총리를 임명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박 대통령이 국민의 성난, 분노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이런 것(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것(국무총리 추천)을 국회에 던져놓고 합의하라고 하는 것은 시간벌기용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급거 정 의장을 찾아 여야가 합의한 인사를 총리로 임명하고, 내각통할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일견 야당의 요구인 거국중립내각을 수용한 것 처럼 비치지만, 총리의 내각임면권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아 모호하다는 것이 야권의 지적이다.
박 위원장은 야권의 영수회담 전제조건이었던 ▲박 대통령의 탈당 ▲2선 후퇴 선언 등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탈당을 하고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지 이대로 넘어가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대통령)비서실에서 간섭하고 하면 내각이 되겠느냐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또 실무협의기구 등 제안이 청와대의 '시간끌기'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세월은 가고, 대통령이 (총리문제를) 던져놓으면 언론이나 국민(의 관심)은 세 당이 누구를 총리로 추천했는 지로 넘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전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동교동계 인사를 통해 '박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를 총리로 지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과거처럼 너희(야당)는 하래도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며 "문제를 이렇게 풀려고 하면 촛불은 더 탄다"고 강조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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