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형마트들이 턱없이 낮은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아예 가격 변동이 없는 상품을 '할인상품'이라고 광고해오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전단 등을 통해 상품 가격을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이마트, 홈플러스, 홈플러스 스토어즈, 롯데쇼핑 마트부문 등에 과징금 총 62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34개 상품에 대해 개별 가격을 대폭 올린 뒤 2개를 묶어 '1+1'(원 플러스 원)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마치 반값 행사를 하는 것처럼 광고했다.
홈플러스는 2014년 10월 일주일간 화장지를 1780원에 팔다가 하루 만에 가격을 1만2900원으로 7배 넘게 올리고 난 뒤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했다. 사실상 제품 7개를 합친 가격을 받아놓고도 마치 반값으로 물건으로 파는 것처럼 소비자를 우롱한 셈이다. 이마트는 2014년 10월 10일부터 29일까지 참기름을 4980원~6980원에 팔다가 이튿날인 30일부터 가격을 9800원으로 인상한 뒤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한다고 광고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4월 쌈장 제품을 2600원으로 팔다가 하루 만에 가격을 5200원으로 올리고 원 플러스 원 행사를 시작했다.
업체들은 가격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가격이 오른 33개 상품을 할인행사 제품으로 광고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또봇, 헬로카봇 등을 판매하면서 가격 변동이 전혀 없었음에도 '초특가'라고 광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 '명절에 꼭 필요한 먹거리 가격을 확 낮췄습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해 총 66개 제품을 광고하면서 가격 변동이 없는 3개 제품을 끼워 넣었다. 롯데마트는 3430원에 판매하던 농심올리브 짜파게티(5봉)를 '인기 생필품 특별가'라고 광고하면서 오히려 더 높은 3650원에 판매했다.
이 밖에 25개 상품에 대해 할인율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종전 거래가격을 사실과 다르게 광고해 할인율을 과장한 사실이 적발됐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16만9000원에 판매하던 청소기를 50% 할인된 가격인 6만9000원에 판매한다고 광고했지만 실제 종전 판매가격은 7만9000원으로 할인율은 13% 불과했다.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 고시는 사업자가 할인율이나 할인 정도를 표시·광고할 때 20일 정도 실제로 적용된 가격을 기준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 4개사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마트에 3600만원, 홈플러스에 1300만원, 홈플러스 스토어즈에 300만원, 롯데쇼핑 마트 부문에 1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