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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재계총수 '독대 비즈니스'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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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안 허심탄회한 논의, 역대 정부 '독대 자리' 마련…한국 견제장치 미흡, 정경유착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우리가 매출 규모는 훨씬 앞서는데 왜 대통령 독대 순위는 뒤로 밀렸는지 모르겠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의 '독대(獨對)'는 민감한 현안이다. 만남 자체가 극비로 통하지만 면담의 순서와 형식을 놓고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재계 순위에 걸맞지 않게 면담 순서가 뒤로 밀리거나 의전에서 소홀한 대접을 받을 경우 그 배경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는 매출액 상위 기업이 독대 순서는 16번째로 밀리는 사례도 있었다.


대통령-재계총수 '독대 비즈니스' 명과 암 청와대 /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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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와의 독대를 꺼리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30대 그룹 회장과 이른바 '독대 시리즈'를 진행한 이유는 순기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경제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와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공개 간담회보다 비공개 독대가 도움된다는 얘기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초반에는 독대를 꺼렸지만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대기업 총수와 부부동반 모임을 하는 등 태도를 유연하게 바꿨다.


'반기업정서' 논란을 해소하고자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변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측면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계 총수와의 공개 간담회와 비공개 독대에 적극성을 보였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 실천의 일환으로 청와대는 물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오가면서 재계 총수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또 배석자 없이 만나는 비공개 독대도 마다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 독대는 공개 간담회에서는 하기 어려운 중요 현안을 조율하는 자리로 활용되기도 한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1월 당시 삼성과 대우 회장을 차례로 만나 빅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총수 입장에서는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기업의 고충을 해소하는 민원 해결의 자리로 활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대통령과 재계 총수의 만남이 이른바 '정경유착'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역대 정부가 재계 총수와의 만남을 마다치 않으면서도 여론을 의식했던 이유는 이른바 '기브 앤드 테이크'를 둘러싼 비판의 눈초리 때문이다. 기업도 대통령과의 독대 자체를 비밀로 하고, 설사 뒤늦게 알려져도 회동 사실을 확인해 주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대통령-재계총수 '독대 비즈니스' 명과 암


대통령이 재계 총수를 만난 뒤 정부 주도 사업에 대한 기업 지원이 강화되고, 제도와 법률 측면에서 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사례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24일 청와대 공개 간담회 이후 7개 대기업 총수와 독대한 게 알려지면서 의혹의 초점으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이 직접 '최순실 사업 지원'을 부탁했느냐가 논란의 초점이다. 검찰은 재계 총수의 소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의 만남은 역대 정부에서 진행했던 일이고,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진행하고 있는 일이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의 만남 자체는 순기능도 있지만 우려의 시선을 해소할 견제장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상조 한신대 교수는 "선진국도 비즈니스를 위해 대통령과 기업 총수가 만나지만 상식선을 넘지 않도록 적절한 통제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한국의 상황에서 대통령과 기업 총수의 '커튼 뒤 일대일 면담'은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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