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폭등 장기화
가격 마지노선 한계, 인상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김장철을 앞두고 각종 채소류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포장김치 제조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배춧값을 비롯해 파, 마늘 등 김장 부재료 채소값마저 덩달아 오르면서 포장김치 가격 인상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F&F와 CJ제일제당 등 김치 제조업체들은 대량 계약으로 인한 선구매로 가격 폭등에 대한 영향을 줄여왔지만 채솟값 폭등 사태가 장기화 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신선배추를 구입해 김장을 할 경우 올해 4인 가족 김장비용은 24만원 수준으로 작년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 여름 폭염과 폭우에 배춧값이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현재 배추 1포기 값은 321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다.
마늘을 비롯해 파, 무 등의 부재료 값도 오름세다. 채솟값이 오르자 주부들은 김치를 담그는 대신 포장김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 링크아즈텍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포장김치 매출액은 약 375억원으로 1분기 281억여원 보다 약 1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7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5% 상승했고 8월과 9월에도 각 23%와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장김치 인기로 김치제조업체들이 호황을 누렸지만 채솟값 인상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되자 고민에 빠졌다.
배추의 경우 매년 약 5% 가량 줄어들고 있는 경작지로 인해 전체 물량이 줄어드는 데다 후 변화로 인해 단위면적당 수확량마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배추의 품질이 떨어지면서 수확량도 저조해 김치제조 업체들은 시름을 앓고 있다.
김치 제조업체들은 할인행사를 자제하는 것으로 손실을 만회하고 있지만 겨울철 포장김치 수요가 줄어든 후 다시 급증하는 봄까지 배춧값이 안정화 되지 않는다면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인 대상F&F는 지난 8월 1달간 약 10여억원의 손실을 봤으며 CJ제일제당 역시 점유율은 높아졌지만 높아진 배춧값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치 제조 업체들이 배춧값 인상으로 인한 가격 마지노선이 한계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선구매 효과가 사라지는 내년 봄까지 가격이 안정화 되지 않으면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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