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홍유라 기자] 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5분 자유발언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검찰수사,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물론 하야(下野)도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거국중립내각·朴대통령 검찰수사 요구=이날 야당의원들은 우선 국회 차원의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강조하는 한편, 박 대통령이 직접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리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새 총리의 결정을 국회에 위임하라"며 "대통령은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등 옹호에 바빴던 법무부장관과 수사본부장을 경질하고, 오늘이라도 자진해서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동료 국회의원들을 향해 "당장의 헌정중단이 불안하다면 속히 국회 합의로 거국총리와 내각을 추천, 책임있게 사태를 수습하고 대통령을 수사토록 해야 한다"며 "그 이후 국민의 뜻이 하야에 있다면 그 내각이 과도내각으로 기능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朴, 모든 권력·권한 내려놓아야"…하야 요구 빗발=박 대통령의 하야 요구도 빗발쳤다.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촉구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1980년과 같은 제2의 서울역 회군을 해서는 안 된다. 그 때의 후퇴로 독재정권은 7년이나 연장됐다"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위해 (국민과 야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의 하야와 함께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참도 호소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도 부탁한다. 청와대가 아닌 국민과 함께 해는 여당이 돼 달라"며 "대한민국 헌법 1조가 선언한 국민권력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모여 난국을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친박(친박근혜) 진영을 향해 "헌법기관의 자세로 돌아와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 대통령으로 하여금 가감없이 수사를 받고 하야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두고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기본적으로는 대통령 주변관리에 문제가 있었지만, 대통령중심제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며 "안타깝게도 박근혜표 개헌은 최순실 게이트로 무효화 됐다. 국회가 중심이 된 개헌으로 미래를 준비하자"고 주장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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