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1·3부동산 대책…37곳 '청약조정지역'으로 묶어 제한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4구'와 경기도 과천에서 3일부터 모집공고되는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가 입주 때까지 전면 금지된다. 강남4구를 제외한 서울 21개 구와 경기도 성남도 계약 후 1년6개월이 지나야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분양시장의 투기적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국토부는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과천ㆍ성남, 부산 해운대ㆍ연제, 세종시 등 총 37곳을 '청약 조정지역'으로 묶고 전매제한기간 연장과 1순위 자격ㆍ재당첨 제한 조치를 지역 맞춤형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다만 강도가 센 것으로 꼽히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과열이 지속하거나 확산하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과도한 단기 투자수요를 관리해 국지적인 시장과열을 완화하고 실수요자의 당첨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서울과 경기도ㆍ부산 일부지역, 세종시 등을 선정해 청약제도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과열이 발생했거나 우려되는 지역ㆍ유형을 선별해 맞춤형으로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강남4구와 과천은 특히 과열이 심각하다고 보고 입주(소유권등기이전) 시까지 전매를 전면 금지했다. 강남4구 외의 서울지역과 성남은 전매금지 기간이 6개월에서 1년6개월로 확돼된다. 이런 전매금지 강화 규제는 3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아파트부터 즉시 적용된다.
또 조정 대상지역에서 청약하는 경우에는 1순위 자격이 일부 제한된다. 세대주가 아닌 사람과 5년 이내에 다른 주택에 당첨된 자의 세대에 속한 사람, 2주택 이상을 소유한 세대에 속한 사람 등은 청약 1순위에서 제외된다.
과도한 단기 투자수요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조정 대상지역의 분양 아파트 계약금을 종전 5% 이상에서 10% 이상 내도록 했다. 또 2순위 청약도 청약통장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또 1순위 청약 1일차는 당해지역, 2일차는 기타지역으로 분리한다. 당해지역과 기타지역의 청약이 같은 날 몰리면 경쟁률이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조정 대상지역에서는 내년부터 전용 85㎡ 이하 민영주택은 지방자치단체장이 40% 범위 내에서 청약가점제를 자율시행토록 위임하는 '청약가점제 자율시행'을 하지 못한다.
규제 강화 조치와 함께 단속도 엄격하게 하면서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실거래가 허위신고와 정비사업 시의 금품ㆍ향응 제공ㆍ수수에 대한 '신고포상금ㆍ자진신고제'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시장상황에 따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청약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주택법 등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실장은 "이번 청약제도 조정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해 주택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며 "조정 대상지역의 경우 수요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미분양이 크게 늘어나는 등 주택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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