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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책 테마거리 '경의선 책거리'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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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문화 바꿀 히든카드, 책거리 조성으로 전국 명소로 변모 28일 오후 2시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서 개장식 열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과거 경의선 철길에 기차가 다닐 적에는 철길을 따라 늘어선 집들은 대문만 열고 나가면 기차가 지나다녔다. 열차가 싣고 가던 석탄가루가 주변에 날려 빨래를 널어놓으면 시커멓게 될 정도로 여름에는 창문을 못 열어 놓고 살았다.


시간이 흘러 기차가 지나가던 철로를 걷어내고 그 위에 숲길공원이 만들어지면서, 기찻길 옆 오막살이 집은 옛말이 될 만큼 철길과 주변 환경이 새롭게 바뀌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책이 있는 거리’가 탄생했다.

◆ 홍대 문화를 되찾기 위해 마포구가 책 테마거리 전국 최초로 시도


마포구 홍대는 인디문화의 산실, 젊은 예술가들의 둥지, 문화공작소 등 문화예술의 메카로 불린다. ‘2015년 마포 관광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총 외국인 관광객 651만 명이 마포를 다녀갈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홍대는 홍대만의 독창적인 ‘문화 예술’ 분위기는 옅어지고 먹고 마시며 춤추는 상업문화가 만연해 있다. 아쉽게도 홍대를 찾는 젊은이들이 홍대 본연의 문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율은 65.3%, 성인 10명 중 3.5명은 지난 1년간 일반 도서를 단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다. 또한 전국 대학생 10명 중 4명은 작년에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도 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독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책을 많이 읽어야 할 대학생마저 책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빛바래지는 홍대문화의 정체성을 되살리고, 마포구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와 문화자원을 활용해 책 읽은 독서환경을 만들기 위해 마포구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책과 출판, 문화예술을 엮은 경의선 책거리 조성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28일 오후 2시 경의선 책거리 야외광장(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서 책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책 문화명소인 ‘경의선 책거리’를 개장한다.


마포구에는 3909개소(2016.8월 현재)의 출판?인쇄사가 있고 그 중 1047개소가 홍대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또 1인 출판사와 같은 소규모 출판사를 비롯 독립서점, 출판사 직영 카페 등도 있어 홍대 앞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이런 홍대 앞의 특화된 출판 인프라를 기반으로 경의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와우교까지 연장 250m 구간에 경의선 책거리가 조성됐다.


이 곳에 오면 책의 역사적 흐름을 알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로 책을 만나며, 책이 주는 미래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


춘천 김유정역이나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거리는 책 조형이나 중고서적 밀집지역으로 유명하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책’을 테마로 거리를 조성한 사례는 마포구가 처음이다.


책거리가 조성되면 연간 출판되는 수천 권의 책 중에 좋은 책을 골라 전시하는 ‘좋은 책거리’을 만들어 나오자마자 사라지는 양서들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평소 책읽기를 멀리 하던 사람들이나 홍대를 찾는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독서와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도 형성된다.

전국 최초 책 테마거리 '경의선 책거리' 개장 책 거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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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모양 부스, 텍스트를 형상화한 숲조형물, 주민과 전문가가 선정한 100선, 서강역사 미니플랫폼 등 야외갤러리로 꾸며 곳곳에 추억과 재미 더해


경의선 책거리는 열차모양의 부스와 시민이 사랑하는 책 100선이 새겨진 조형물, 텍스트를 형상화한 숲 조형물과 옛 서강역사를 재현한 미니플랫폼, 옛 철길을 그대로 보존한 폐철길 등 곳곳에 추억을 되살리고 예술과 재미를 더했다.


열차모양의 부스는 총 14개동으로 구성됐다. 문학산책, 인문산책, 문화산책, 아동산책, 여행산책 등으로 분류되어 있어 테마별 도서홍보?전시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공간으로 쓰인다.


와우교 책 조형물은 수차례 전문가와 주민들의 추천 및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된 100선을 선정했다. 백석의 ‘귀머거리 너구리와 백석 동화나라’, 오형규의 ‘십대를 위한 경제 교과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피천득의 ‘인연’,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등 동·서양의 다양한 주제 도서와 연령을 망라한 근·현대 도서들이 골고루 포함됐다.


이 거리는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올해 9월부터 3년간 위탁받아 운영하며 10월 20일부터 임시개장하고 10월 28일에 공식 개장한다.


책거리 조성부지는 원소유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책거리가 조성될 수 있도록 홍대역사 역세권 개발사업 부지내 사업자인 (주)마포애경타운에 임차했다. 그리고 애경은 공공기여차원에서 총 33억80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년 9개월에 걸쳐 조성했다.


◆ 28일 개장식에는 구텐베르크 박물관 소장 유물 전시와 홍대인디문화 공연 등이 열리고 다음날에는 아트 인 스토페이스가 책거리를 풍성


28일 오후 2시 경의선 책거리 책길산책 야외광장(홍대입구역 6번 출구앞)에서 열리는 개장식은 홍대에서 활동하는 라퍼커션의 흥겨운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이상현 캘리그라퍼의 퍼포먼스, 동도중학교 학생들의 축하시낭송, 함신익과 심포니송 오케스트라 축하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전국 최초 책 테마거리 '경의선 책거리' 개장 책 부스 내부


또 구텐베르크 박물관에서 소장하는 15세기 필사본과 고판본 73점을 전시하는 중세 인쇄 유물전시전도 열린다. 이번 전시를 통해 유럽의 문화와 인쇄 기술의 변천사를 이해하며 경의선 책거리의 의미도 되새길 수 있다.


다음날 29일 오후 1시에는 마포구 관내의 의미 있는 공간을 발굴하고 일상 속 열린 공간에서 주민 곁으로 찾아가는 문화예술프로그램 '아트 인 스토페이스(Art in story+space)'가 경의선 책거리에서 열린다.


이 공연에는 국내 최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손꼽히는 고의석씨의 연주가 펼쳐진다. 화창한 가을날, 클래식 기타의 선율이 울려 퍼지면 책과 함께하고 싶은 낭만이 더해진다.


그 뒤를 이어 책거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경의선 철길과 마포’라는 주제로 서울학교 최 연 교장의 인문학 강의가 이어진다.


끝으로, 한국 클라임 마임의 창시자인 배우 최규호씨가 ‘책에 다 있다.’라는 주제로 마임극이 펼쳐진다.


영국 웨일스의 헤이온와이(Hay-on-Wye)는 인구 2000여 명의 작은 시골마을이었으나 '책'을 소재로 한 테마로 세계 최초의 책 마을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책 마을이다. 한해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1988년부터 시작된 Hey Festival(북 페스티벌)을 통해 매년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간다 고서점거리(神田)는 약 150여개의 서점이 모여 있는 세계 최고의 고서점거리로 특별한 테마로 특화되어 있다. 문학,역사,철학,사회과학,자연과학,연극,음악,미술,서양서,염가본 등 매우 다양하고 전문적이다.


뿐 아니라 매년 가을에는 ‘도쿄 명물 간다 고서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나라’ 일본에서 고서축제는 지식과 문화를 소재로 한 이색적이고 특별한 축제이다.


이처럼 책을 매개로 문화와 축제를 엮는 복합문화를 홍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경의선 책거리가 책 축제와 결합되면 홍대 앞은 영국와 일본처럼 버금가는 축제공간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또 책거리는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홍대입구부터 시작되는 책거리로 연결되면 홍대를 찾는 관광객들과 서울시민에게 보다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전국 최초 책 테마거리 '경의선 책거리' 개장 책 거리 초입


여기에 걷고싶은거리에서 열리는 인디 뮤지션들의 소규모 공연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홍대는 지성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품격 있는 관광명소가 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우리사회에 ‘책’과 ‘독서’는 부모의 학력과 재력이 자녀의 학력을 좌우하는 학력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대안이 된다. 경의선 책거리를 시작으로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교육센터 건립 등 구민의 자존감과 생각의 품격을 높여 마포구가 교육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구정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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