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에 기권방침 이미 결정됐다는 기술 있어…종북논란 뿌리 뽑을 것"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3일 '송민순 회고록'을 둘러싼 여권의 공세에 대해 "남북문제에 관한 한, 저도 참여정부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다"며 "저는 싸울 것이다. 국민을 편가르고 증오하게 만드는 새누리당의 사악한 종북공세에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저의 길을 가겠다'는 제목으로 SNS에 올린 글에서 "이번에는 반드시 끝장을 보겠다. 더 이상 구시대적 색깔론이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결연한 의지로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진도를 더 못낸 것이 아쉬울 뿐 오점으로 남을 일은 전혀 없다. 특히 집권 9년 동안 남북관계를 완전히 파탄 낸 새누리당과 비교하면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남북문제에서 우리의 '국익 중심' 원칙을 벗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많은 성과를 올렸고 남북관계의 황금기를 열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 모든 성과를 다 까먹은 새누리당,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저는 어떤 공격이나 시비가 붙어도 두렵지 않다. 거리낄 게 없으니 정직하게 말하고, 사실대로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과 관련해 '기억이 잘 안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선 "10년 전 일인데다 회의록 등의 자료가 제게 없으므로 제가 모든 일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제게 유리한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그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대한 사안이어서, 사소한 부분이지만 기억나지 않는 대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라며 "무엇이 문제인가. 나머지 사실관계는 회의 참석자들이 메모 등을 근거로 밝힌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그러나 다수의 기억과 자료에 의해 사실관계가 자연스럽게 밝혀졌다. 무엇보다 송 장관 회고록이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며 회고록을 인용, "'이구동성으로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자꾸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시기 전에 이미 기권방침이 결정됐었다는 뜻이자 그가 이미 결정된 사항을 뒤집기 위해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이상 거듭 문제 삼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안보실장이 주재한 회의를 마치 제가 주재해 결론을 내린 것처럼 기술하는 중대한 기억의 착오를 범했다. 다른 착오도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며 "이로써 진실은 명명백백하게 가려졌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도대체 누가 문제인가. 우리가 새누리당처럼 북한과 내통해 우리 군에 총질해달라는 반역죄라도 지었는가"라며 "10년 전 일에 대한 한 사람의 주관적인 회고록을 갖고 한 건 잡았다는 듯이 구시대적 색깔론을 들이대며 혹세무민하는 행태, 부끄럽지도 않는가. 저는 얼마든지 솔직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뒷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끝까지 계속해도 좋다. 새누리당의 어떤 공격에도 맞설 자신이 있다"며 "누가 안보를 정치적으로 악용했고 누가 북한에 기대어 정치를 해 왔는지를 만천하에 드러낼 자신이 있다. 차제에 망국적이고 소모적인 종북논란을 기필코 뿌리 뽑고야 말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저는 조만간 민주정부 10년과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의 안보성적을 정확하게 비교, 누가 안보 무능세력인지 분명히 말씀드릴 계획도 갖고 있다"며 "지금 국민의 관심은 비선실세의 권력형 비리 의혹인 '최순실 게이트'에 집중돼 있다. 새누리당은 이 국면을 호도하기 위해 어설픈 색깔론을 되뇌고 있다는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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