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큰 경기일수록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맏형 이호준은 이 속설을 증명했다.
이호준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 홈경기에 팀이 1-2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나가 1사 1,2루에서 동점을 만드는 우전 적시타를 쳤다. NC는 계속된 1사 만루 기회에서 용덕한이 끝내기 좌전 안타를 쳐 3-2로 역전승했다.
NC는 1차전을 앞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중심 타자 에릭 테임즈가 음주 운전 징계로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뛸 수 없었다. 투수 이재학도 승부조작 논란에 휩싸여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 중요한 경기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베테랑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호준마저 허리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경기는 LG쪽으로 운이 따랐다. NC가 4회초 무사 1,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등 득점 찬스가 무위에 그친 반면 LG는 7회초 루이스 히메네스, 8회초 정상호가 나란히 선두 타자 홈런을 치며 승기를 잡았다.
NC에 남은 공격 기회는 한 번. 9회말 선수단이 집중력을 살렸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중전 안타를 치고, 폭투로 2루를 밟으면서 NC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어 권희동의 좌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고, 지석훈이 우전 적시타를 쳐 한 점을 만회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주저 없이 이호준 카드를 꺼냈다. 이호준은 침착하게 동점타를 때려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고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장 신기록도 세웠다. 40세 8개월 13일로 종전 최동수(당시 SK)의 40세 1개월 9일을 경신했다. 극적으로 1차전을 가져간 NC는 팀 분위기를 쇄신하면서 한국시리즈로 가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서른두 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스물다섯 번(양대리그 포함)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확률은 78.1%였다. 2차전은 2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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