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도상연습 없는 정책혼선, 누가 책임지나?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충무로에서]도상연습 없는 정책혼선, 누가 책임지나?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AD

법이나 정책은 수없이 많은 개인과 기업들이 지켜야할 게임의 규칙인 동시에 행동의 신호체계다. 교통신호등이 제멋대로 바뀔 경우 차량과 사람이 뒤엉켜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처럼 법이나 정책이 모호하면 불확실성속에서 사회적 혼란이 커지고 경제는 위축된다. 이 때문에 국민 다수에게 영향을 주는 정책이나 법이 만들어질 때는 해당 부처 내에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하고 수많은 경우의 수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한다. 예상되는 부작용이나 혼선을 최대한 줄이고 수많은 질의에 대한 답변이 가능한 상태가 된 이후에야 발표 하는 것이 옳다.


이런 과정을 거친 대표적인 사례가 부가가치세다. 1971년 검토가 시작된 부가세는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학계와 행정부, 국회에서 수없이 많은 '끝장토론'이 오간 끝에 법제화 됐으며 1977년 9월 시행을 앞두고서는 국세청이 3월과 5월 7월 세 차례나 도상연습을 거듭했다. 일일이 상인과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세금계산서 작성을 연습시켰다. 부가세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작은 법안이나 정책이 발표될 때도 국민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사전준비가 철저했다. 혼선이 일어나 문제가 될 경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장관에서 실무공무원까지 라인 전체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사전준비와 도상연습이 철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행정부나 국회나 국민들이 겪는 정책혼선에 대해 무감각하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대표 사례다. 직접 직무연관성과 간접 직무연관성, 직무 비연관성 등에 대해 개념 정립도 하지 않은 채 덜컥 시행되고 보니 특정 사안에 대해 부처에 따라 해석이 다르고 국민권익위원회는 답변이 준비돼 있지 않아 모두가 '일단 멈춤'상태에 들어갔다. 혼란이 커진 후에야 '관계부처 합동 TF'를 구성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 TF를 왜 사전에 만들지 않았는지, 혼선을 초래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준비 되지 않은 법안을 덜컥 시행한 데 대해 왜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다.


정책의 도상연습과 준비가 부족하기로는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넘기기로 한 정부 결정도 마찬가지다. 민간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고 시장규율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넘긴 것은 맞는다고 하더라도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해외 채권단의 인질이 돼 먼 바다를 떠돌 수많은 선박들에 대한 처리방안은 철저하게 사전 검토해 국가경제 전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했어야 한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초래된 수많은 국제 물류 혼선을 막을 책임은 분명히 정부에 있다.

부동산 정책도 오락가락 하기는 마찬가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엄청난 유동성들이 갈 곳이라고는 부동산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사태였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에 이른 상황에서 부동산 버블이 갑자기 꺼지거나 금리가 오르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상상초월이라는 것도 누구나 예측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몇 년이나 부동산 경기를 묵인(혹자는 '조장'이라는 표현을 한다.)하더니 올 들어서는 정책이 몇 달 간격으로 계속 달라지고 있다. 지난 8월 부동산 대책에서는 분명히 "냉, 온탕 정책은 안 한다"면서 실수요자들을 위해 아파트 집단대출을 용인한다고 발언하더니 최근에는 시중은행에 아파트 집단대출을 억제하라고 주문하는 등 갑자기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정책의 시그널이 불분명하면 혼선이 발생하고 선의의 피해자들이 늘어난다


분명히 말하지만 국민들은 정부와 국회로부터 서비스를 받아야할 사람들이다. 의도가 선량하다고 해서 결과가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이나 공무원 자격이 없다. 이들이 국민들을 법이나 정책의 실험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